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자담배도 심혈관질환 위험은 똑같다
일반 담배와 니코틴 함량 비슷
금연땐 심장질환 위험 절반 감소

#. 서모(33) 씨는 최근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갈아 탔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전자담배로 바꾸고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전자담배에는 타르 같은 발암물질이 없어 그나마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아서였다. 과연 전자담배로 바꾼 서씨의 건강은 괜찮을까.

최근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아 인기를 끌고 있는 전자담배(가열담배)도 심혈관질환에 있어선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담배와 심장 질환’이다.

30일 WHO에 따르면 흡연은 매년 70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있다. 이 중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중 약 12%는 흡연과 관련이 있다. 심장과 혈관은 흡연에 의해 손상될 수 있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3명 중 1명 이상이 심혈관질환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흡연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심혈관질환에는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흡연을 하게 되면 담배에 포함된 수많은 유해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는데 그 중 니코틴과 일산화탄소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니코틴은 혈압과 심박수를 증가시키는데 이때 심장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보다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런 효과는 니코틴 섭취 즉시 나타난다. 일산화탄소는 산소 운반 역할을 하는 혈색소를 방해한다. 담배 연기를 통해 폐로 들어온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더 강력하게 혈색소와 결합하게 되는데 결국 이로 인해 혈색소의 산소 운반 능력은 감소하게 된다.

또 흡연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산, 염증세포를 혈관벽에 쌓이게 해 혈관벽 내 죽상반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좁아진 혈관으로 인해 심장은 혈관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이 때문에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뿐만 아니라 좁아진 혈관으로 혈류가 줄어들게 되면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이런 현상은 간접흡연에서도 나타난다.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5~30%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14일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주사기 그림 대신 암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을 넣기로 결정했다. 복지부는 “가열담배 역시 일반궐련과 유사한 특성이 있고 배출물에서 발암물질이 여전히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열담배가 덜 해로운 담배로 오인될 수 있어 국민에게 정확히 정보를 전달하고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는 유해물질을 90% 이상 줄였다는 가열담배 회사의 주장에 대해 가열담배가 신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자체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노출 감소가 흡연 관련 질병의 발병률 및 사망률의 실질적인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는 가열담배가 기존 궐련에 비해 덜 유해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없으며 간접흡연 측면에서 잠재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금연학회도 가열담배가 기존 궐련담배에 비해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고 독성물질에 대한 노출이 줄어든다고 해서 인체에 미치는 위험 자체가 줄어든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가열담배의 성분을 분석한 다수 연구에 의하면 가열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거의 동일한 함량의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니코틴은 담배를 피우고 10초 이내에 뇌로 전달돼 혈압 상승 및 심근 수축 증가로 인한 심장 질환을 유발하고 관상동맥 혈류의 이상반응 및 심장근육세포의 능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결국 니코틴이 포함된 모든 종류의 담배는 결국 건강을 해하는 똑같은 담배라는 것이다.

때문에 금연만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흡연을 중단하게 되면 20분 후 심박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1년 이내에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위험이 50%까지 감소한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