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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하락, 신흥국 증시ㆍ정유주에 훈풍될까
-국제유가, 3년채 최고치에서 공급증가로 ‘미끄럼’
-유가와 ‘디커플링’ 보인 신흥국 증시에 훈풍
-정제마진 확보 어려웠던 정유화학주에도 호재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국제유가가 급등랠리를 마치고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유가진정은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와 정유화학주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7%(1.15달러) 떨어진 66.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 21일 배럴당 72.24달러로 최근 3년래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논의가 가시화하면서 미끄럼을 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다음 달 22∼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를 앞두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회원 산유국인 러시아가 기존 감산조치 완화를 시사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유가상승은 신흥국 증시에 순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BEI)에 큰 영향을 주며, BEI는 신흥국 증시와 동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가 급등은 수요증가보다는 OPEC의 감산과 이란제재 등 공급측면의 충격 영향이 컸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학에서 공급충격은 가격을 높이면서도 소득을 감소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주 종가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1개월 전 대비 1.7%, 3개월전 대비 6.2% 하락하는 등 유가급등과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유가진정은 최근 고유가, 고금리, 고달러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른 ‘6월 신흥국 위기설’을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가상승 → 물가압력 → 금리상승 → 달러강세 → 신흥국 자금 유출’ 중 첫 번째 연결고리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그 동안 금리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유가 하락은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달러 강세 흐름도 완화됨에 따라, 글로벌 자금흐름이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유가하락은 정유화학주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름 장사’를 하는 정유화학주에 유가상승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유가급등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것인 데다 전세계 경기둔화가 감지되면서 유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유가가 진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제품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OPEC 협의에 따라 이란과 베네수엘라 제재에 따른 공급감소 우려가 희석되면서 유가 추가 하락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정유화학업종 주가의 완연한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세가 둔화함에 따라, 정유주는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석유제품 재고와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정제마진이 커질 것”이라며 “화학주 역시 저가 원료 투입에 따른 수익성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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