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ㆍ체제보장 로드맵, ‘신속한 단계조치’로 절충했나
-정부 관계자 “북미협의 잘 이뤄져…큰틀 합의가 이룬 듯”
-트럼프 행정부, 추가 대북제재 무기한 연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북미정상회담 최종조율을 위해 30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미정상회담을 2주 앞두고 미 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의제 및 의전에 대한 담판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위원장은 29일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과 함께 이날 오전 북한 고려공항 JS151편으로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2청사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30일 오후 1시 뉴욕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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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30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실무회담 진척과 맞물려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AP연합뉴스] |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실무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미 판문점 실무회담에서는 ‘비핵화 및 체제보장’에 관한 절충점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미가) 큰 틀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 진행상황에 정통한 외교소식통도 “북미 간 공통사안은 이야기가 끝난 것 같다”며 “협의가 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미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마련된 ‘절충점’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둘러싼 순서와 속도에 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북한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보상조치’를, 미국은 ‘일괄타결’(all-in-one)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리적 여건’을 이유로 신속한 단계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위임에 따른 담화를 통해 “트럼프 모델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고 밝히면서 양측간 접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실무회담에서 미국의 신속한 조치요구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반전 끝에 북미정상회담이 재추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미루기로 최종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29일 수십 건의 새로운 대북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추가제재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추방과 제재품목의 불법이송 차단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를 협상대표로 한 미측 대표단은 27일 북측 대표단과의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로드맵을 밝히고 단계별 이행에 따라 준비한 보상에 대한 구상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체제보장은 제재완화보다는 불가침 선언 및 정치적 관계개선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똑같은 방식’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체제보장’(CVIG)가 이뤄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한이 핵탄두를 신속하게 해외로 반출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핵선제불사용 원칙’을 천명하고 불가침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신속한 핵반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 선언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시점을 둘러싼 북미간 협의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