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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정상회담 조율] 대화 길어지는 판문점 실무회담…북미회담 ‘디테일’ 찾나
일정 30일까지 연장 가능성
비핵화·체제보장 절충점 마련
큰틀서 합의가능 지점 찾고
신속한 단계적 조치 논의할듯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이뤄진 북미 실무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및 체제보장’에 관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미국 소식통은 북미가 “지난 27일 의제에 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28일에는 대기했다가 29일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회담 일정은 이날 마무리되지 않고 30일까지 연장되는 등 협의수준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정상회담 진행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북미 간 공통사안은 이야기가 끝난 것 같다”며 “협의가 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담은 27일과 마찬가지로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북미실무회담 논의 진전과 맞물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그 카운터파트너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고위급 회담 개최 여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왼쪽)이 영접나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평양=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이뤄진 회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성공의 핵심인 신속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의 선후관계 및 진행속도에 대한 절충점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당초 비핵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일괄타결’(all-in-one)을 추구했지만 물리적 한계를 고려해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신속한 단계적 조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보상조치를 요구했던 북측은 미국의 신속한 조치요구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첫 회담에서 북미 양측은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지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재개될 회담에서는 큰틀에서 합의가능한 지점을 찾고, 구체적인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27일 비핵화 방식에 대한 절충점이 확인되자 북미 실무대표단은 28일 휴식을 취하고 세부의제에 대한 협상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대표단이 비핵화에 대한 신속한 단계적 조치에 합의하면 비핵화 단계를 어떻게 나누고, 각 단계별 취해질 보상 조치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각 단계별 이행시점과 정치적ㆍ경제적 보상조치의 순서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소식통은 “경제적인 보상조치인 대북제재 완화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라며 “경제적 보상보다도 불가침 선언이나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등 정치으로 북한의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똑같은 방식’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체제보장’(CVIG)가 이뤄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을 놓고 북미 간 이견이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들을 국외로 반출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 본토로 가져오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3일 “핵무기를 해체해 미국 (핵물질 보관소인)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말한 방식은 핵물질을 미국 본토로 이송시키는 것으로 리비아 모델의 전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북미 회담 재고려까지 언급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강화된 사찰을 수용할지도 관건이다. 앞서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접견에서 미국의 핵시설 사찰요구를 수용할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사찰 1시간 이내 불시 통보해 의심시설을 사찰하는 불시사찰을 추구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핵 사찰프로그램은) 역대 가장 어려운 검증프로그램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현재 팀을 꾸려 준비작업을 하고 있고,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의 협조도 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5년의 북핵협상과정에서 북한은 IAEA나 미국 등의 특별사찰 요구를 ‘주권침해’라고 반발해왔다.

판문점 회담의 미국측 협상단에는 협상대표인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에 더해 한국계 앤드루 김이 이끄는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KMC) 관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CIA 등 이번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해온 유관 기관 인사들이 본 회담의 방향을 좌우할 비핵화 실무회담에 총출동한 형국이다.

이날 싱가포르에서는 판문점 실무회담과 별도로 의전ㆍ경호 등을 논의하는 북미 실무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의 실무회담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가 대표단을 각각 이끌고 있다. 실무회담 논의의 진전상황에 따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 개최여부도 주목된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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