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혐의’ 병원장, 공무원 등 3명 檢 송치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가천길병원과 보건복지부 사이에서 오간 뇌물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던 경찰이 고위급 공무원과 병원장 등 3명을 뇌물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은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선정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가천길병원에 제공하는 대가로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복지부 소속의 고위 간부 허모(56) 씨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허 씨에게 돈을 건넨 가천길병원 병원장 이모(66) 씨 등 2명도 뇌물공여ㆍ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는 지난 2012년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에 재직 당시 길병원 측에 복지부가 추진 중이던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정부계획, 법안통과여부, 예산, 선정 병원 수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정부 사업 관련 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골프 및 향응접대를 받았고,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월 한도액 500만 원인 법인카드 8장을 건네받아 총 3억5000만원 상당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의 사용처는 주로 유흥업소, 스포츠클럽, 마사지업소 등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수사가 개시되자 허 씨는 자신의 명의로 등록했던 스포츠클럽 회원명의를 변경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뇌물이 아니라 가천길병원에 필요한 인재를 발굴해 추천해 달라고 해 관련 비용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반면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구중심병원 선정 계획이 진행되면서 허 씨가 법인카드를 요구했고 2010년 소아응급실 선정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어 평소 알고 지내던 허 씨 에게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접대했다”며 “허 씨가 관심사업의 주무관청 공무원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혐의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이 씨에 대해 가지급금 명목으로 가천길병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보건복지위 소속 및 인천지역 국회의원 등 후원회(국회의원 15명)에 이른바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길재단 직원 및 가족들 명의로 46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도 적용했다.
이 씨의 비서실장도 허 씨에게 직접 카드를 전달하고 골프접대와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인정돼 뇌물공여죄의 공범으로 입건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가 추진했던 연구중심병원 선정과정에서 가천길병원이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복지부 고위공무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경찰은 병원의 비서실과 경리ㆍ재무부서 등과 복지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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