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뉴미디어 시대 새로운 성공 공식 쓴 방탄소년단을 통해본 K팝 전망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시아에서 전 세계로~"

한국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200’1위에 오르면서 K팝의 글로벌 진출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싸이 등 K팝 가수들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무대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엑소, 슈퍼주니어 등 K팝의 주된 해외시장은 아시아권이었다. 미주 지역은 아시아에 비해 거리가 멀고, 영어권 문화와의 이질감 등으로 주공략 대상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멀리 느껴졌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팝의 본 고장인 미국의 빌보드를 직접 공략해 빌보드를 멀리 볼 이유가 없음을 입증했다. 팬덤만 강력하다면, 빌보드 성적의 근거가 되는 앨범판매량, 온라인 음원 다운로드, 스트리밍 실적, 방송 출연횟수조차도 밀리지 않았다. 1회용이 아닌 지속력을 갖춘 그룹임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 일본, 중국 못지 않게 미주 음악시장도 가까워진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미국뿐 아니라 남미에서도 많은 10대팬을 거느리고 있다.

MBC 중남미지사장을 역임한 정길화 국장은 “빌보드 1위라면 라틴아메리카에서 BTS, K팝의 위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혀 남미 시장도 적극적 공략 대상이자 강력한 팬덤 형성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어로 된 음악으로 미주 등 글로벌 팬 공략에 성공해, 음악에서 언어적인 이질감도 극복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BTS가 공식적으로 미국시장을 정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SNS에서는 미국 셀럽들이 ‘#BTS’를 활용하면 수많은 이용자들이 유입될 정도다.

더 중요한 것은 뉴미디어 시대 소통방식이다. 뉴미디어 시대 방탄소년단의 소통도구는 SNS와 유튜브다. 멤버들이나 팬(아미) 모두 모바일이 더 편한 세대다. 제2의 방탄소년단이 탄생하려면, 소통할만한 내용물을 갖추고, 소통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자발적으로 SNS를 활용하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팬들과도 일상에 대해 소통하는 모습 덕분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방탄소년단의 진실 되고 소탈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끼가 돋보이는 정국이 만든 슈가 생일 트위터 동영상, ‘방탄 BOMB(유튜브 채널의 하위 재생목록)’의 아육대 계주 1등 장면 등 웬만한 동영상은 1천만 뷰가 넘는다.

방탄소년단은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단순히 서사만 있는 ‘컨셉돌’을 넘어 음악을 내재화해 노래를 주도하는 힘을 강화하고 있다. ‘FAKE LOVE’가 수록돼 있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음반에 오면 그런 모습이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가사에서도 사회적 메시지가 보편성을 띠고 있고, SNS에 올린 이야기와 연작 형태로 서사가 연결돼 세계관으로 구축되면서 글로벌 팬들은 이들의 가사를 세계관으로 해석하고 수용한다. 기계적인 아이돌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아이돌로 문화적 활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방식은 과거의 특정국가 진출 전략과는 많이 달라졌다. 국가 간의 경계가 희미해져가는 ‘플랫폼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시장의 판을 바꾸며 더 많은 국가에서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K팝이 과거 추구했던 단계별 진출보다는 방탄소년단처럼 이런 방식을 한꺼번에 진행해야 한다.

“아시아권 한류 열풍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K-Pop의 무대를 볼 수 있는 채널의 수가 빠르게 증가했고, 점차 많은 곳에서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K-Pop 가수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면, 한국대중음악이 라틴음악처럼 세계 음악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독립적인 장르에서 더 나아가 메인스트림으로의 발돋움 또한 K-Pop이 풀어야 할 과제다”고 지난해 기자와 인터뷰했던 방시혁 프로듀서의 말이 점점 실현되고 있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