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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ㆍ인도 7000만명 ‘결못남’…성비불균형 글로벌 사회ㆍ경제문제로
성 범죄·인신매매 등 범죄문제로 확산
남성 데이트·결혼시장서 치열한 ‘군비경쟁’
남아>여아…‘2100년까지 계속’ 전망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래에는 결혼할 수 없는 수백만명의 남성들이 사회의 큰 위험이 될 것이다.”

중국 시안교통대의 인구통계학자 리수줘가 자국과 인도 등에서 나타난 ‘성비 불균형’ 문제를 두고 보낸 경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구 대국의 이른바 ‘결못남’(결혼 못하는 남자)이 향후 심각한 사회ㆍ경제적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와 함께 성비불균형이 중대한 인구 문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남초현상’으로 인한 결혼시장의 왜곡이 개인적인 고독뿐 아니라 성범죄, 인신매매 등의 사회적 문제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노동시장과 소비시장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성비 불균형 문제로 신음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인구 13억명 중 남성이 여성보다 약 3400만명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 남아선호사상, 태아 성별 감식기술 등이 가져온 결과다. 인도에서도 아들과 남성 상속인에 대한 선호 등으로 인해 남성이 여성보다 약 3700만명 더 많다.

두 나라에서만 ‘결못남’이 7100만명 이상이라는 얘기다. 이중 5000만명은 20세 미만으로 집계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성비불균형으로 인한 비ㆍ미혼남의 증가는 남성들에게 외로움과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성범죄, 인신매매, 납치 등 범죄 확산에 따른 공공 안전문제다. 전통적인 남성 우월주의 사회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한 좌절감이 더해져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성범죄 발생률이 치솟고 있다.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에서는 최근 10년간 여성 대상 범죄가 127% 증가했다. 

성비 불균형과 함께 청년층의 재산ㆍ폭력 관련 범죄도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 뉴욕 컬럼비아대의 레나 에들룬드 교수팀은 지난 2015년 중국 16~25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992~2004년 사이 증가한 범죄 중 많게는 3분의 1이 성비 불균형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인신매매나 학대 등에 노출된 여성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남성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 등에서 신붓감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적게는 5000달러, 많게는 4만달러를 내고 이뤄지는 ‘거래’다.

경제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남성들은 신혼집을 사기 위해 소비를 꺼린다. 이는 중국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부모 세대는 아들의 결혼 지원을 위해 고통을 분담한다. 미 컬럼비아대의 상진웨이 교수는 결혼을 위해 집, 저축, 좋은 직업 등을 두루 갖춰야 하는 중국 남성에 대해 “데이트와 결혼 시장에서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성비 불균형 해소 노력에도 향후 인구 전망은 암담하기만 하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유엔의 세계 인구 전망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인도의 0~4세 여자아이 수는 각각 3900만명, 5700만명, 남자아이 수는 각각 4500만명, 6300명이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많은 추세는 2100년까지 이어지면서도 서서히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이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최소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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