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허위상품평 근절에 매달리는 이유
-상품평, 일종의 ‘우회마케팅 채널’ 역할 강화
-11번가ㆍ쿠팡, 객관적 상품평강화 시스템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몇년 전부터 ‘허위 상품평’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가짜 리뷰를 걸러내기 위해 실제로 물건을 구입한 사람들이 쓴 리뷰만 따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리뷰를 다는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공개한다. 이들의 과거 리뷰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도 제공한다. 그럼에도 가짜 리뷰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 2015년에는 상품 판매자로부터 5달러 이상을 받고 허위 상품평을 쓴 것으로 의심되는 111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아마존이 사용자 상품평에 공을 들이는 것은 상품평이 일종의 ‘우회 마케팅 채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선택이론의 권위자인 이타마르 시몬슨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21세기에서 소비자 구매결정은 개인 선호ㆍ경험(P), 타인으로부터 얻은 정보(O), 마케팅(M)의 조합에 영향을 받는다. 이때 인터넷 발달로 정보량이 늘 때는 ‘타인으로부터 얻은 정보’가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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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평은 온라인몰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열쇠로 꼽힌다. 상품평을 보고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꾸로 허위 상품평은 온라인몰의 최대의 적이다. 사진은 상품평 관련 이미지. |
온라인 공간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고객들이 광고가 아닌 소비자들의 상품평, 혹은 후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상품평 작성자를 고용해서라도 호의적인 온라인 리뷰를 남겨 온라인에서 긍정적인 평판을 얻으려고 한다. 반면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에는 가짜 리뷰가 큰 적이다. 소비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해 사고 나면 후회할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다.
이 때문에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도 상품평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자동으로 허위 정보를 식별하는 기술 체계를 갖춰 상품평의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상품평에 허위 정보가 들어가지 않도록 정교한 기술 체계를 구축했다. 쿠팡은 상품의 단점까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리뷰어 신뢰도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기계적 어뷰징(abusingㆍ부정 사용)의 특징과 패턴을 자동 분석해 인위적인 작성이 의심되는 상품평을 사전에 걸러낸다. 가령 같은 인터넷 프로토콜(IP)에서 동일한 문구나 단어를 반복해서 작성하거나, 여러 아이디로 동시다발적 접속을 하는 경우 등 비정상적인 이용이 감지되면 자체적으로 확인 작업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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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상품평. 긍정 상품평과 비판 상품평이 동시에 노출된다. |
쿠팡은 고객들에게 상품평을 통해 더욱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각각의 상품 카테고리별로 제품 후기에 대한 질문사항을 다르게 한다. 가령 아기용 치약 구매 후 상품평 작성 시 “거품이 풍부한가요?”, “치약이 자극적인가요?” 등의 맞춤 질문이 자동으로 보이고, 집계된 조사 결과가 노출돼 다른 고객도 구매에 참고할 수 있다. 아울러 수많은 상품평을 일일이 읽어보지 않고 고객이 필요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쿠팡의 ‘스마트필터’ 기능은 고객이 관심 키워드를 등록해 놓으면 키워드와 연관된 콘텐츠만 자동으로 검색된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사이트 11번가의 경우 신뢰도가 높은 상품평을 우선 노출하는 ‘랭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11번가의 ‘Sell 기획팀’과 ‘Sell 개발팀’은 동일한 무의미한 내용이 반복되는 상품평을 자체적으로 선별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다른 고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상품평을 쓴 리뷰어들의 순위를 매겨 주기적으로 ‘리뷰어 랭킹’을 업데이트한다.
좋은 리뷰를 많이 작성한 이용자는 ‘11번가 체험단’으로 초청된다. 체험단은 상품을 무료로 체험한 후, 더 많은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는 상품평을 작성한다. 다른 고객들은 베스트 리뷰어들의 상품평을 통해 더욱 정확하고 생생한 제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dod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