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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록스, 후지필름과 합병 계획 철회…행동주의 투자자의 승리
“후지제록스 재무 감사 결과 중대한 차이 드러나”
제록스 대주주 행동주의 투자자 아이칸·디슨 승리
제록스 이사회 6명 전원 교체…전략적 대안 검토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일본의 광학·사무기기 공룡 후지필름홀딩스의 미국 사무기기 대기업 제록스 인수가 무산됐다. 양사의 합병을 반대해온 제록스의 대주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결국 승리를 거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록스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후지필름과의 합병 합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제록스는 “후지필름이 4월 15일까지 양사의 합작사 후지제록스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회계 감사 결과 후지제록스 재무가 감사받지 않은 재무와 중대한 차이가 드러났다”면서 합병 합의를 파기한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월 후지필름은 제록스 지분 50.1%를 61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후지필름은 제록스를 후지제록스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제록스의 대주주인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과 다윈 디슨은 ‘인수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반대해왔다. 아이칸은 주주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제록스 경영진을 비판했으며, 디슨은 인수 금지 소송까지 제기했다.

미국 뉴욕주 고등법원은 지난달 이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인수 잠정 중단을 명령했다.

제록스는 대주주들과 합의에 따라 합병을 추진해온 제프 제이콥슨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이사진 6명이 전원 퇴진하고 이사회를 재정비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아이칸과 디슨 측 인사들로 채워진다. 새 이사회 의장은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CEO인 키스 코자가 맡을 예정이며, 신임 CEO도 투자자 측 인물인 존 비센틴으로 낙점됐다.

제록스는 “새 이사회가 즉각 소집돼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칸과 디슨은 제록스가 경쟁사나 사모펀드에 매각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아이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록스가 경솔한 합병 계획을 끝낸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후지필름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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