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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둔화속 ‘新3苦’…한국경제 심상찮다
유가상승·원화강세·금리인상
제조업 가동률 70.3%로 추락
4월수출 18개월만에 감소세로


연초까지만 해도 완만한 회복기조를 지속하던 우리경제가 최근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감소하면서 생산과 투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제조업 가동률이 급락하는 등 일부 경기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민간소비가 그나마 경기를 지탱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침체를 지속하면서 소비여력을 감퇴시킬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강세, 미국의 금리인상 등 이른바 신3고(新3高) 파장이 가시화하면서 지난해 후반 이후 나타난 경기회복세가 조기에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올해 3% 성장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우리경제는 세계경제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으나 올 3월 광공업 생산(전월대비 -2.5%)과 설비투자(-7.8%) 및 건설투자(-4.5%)가 비교적 큰폭 줄어들고, 4월에는 수출이 18개월만에 처음 감소세(-1.5%)를 보였다. 우리경제의 주축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특히 제조업 체감경기는 경제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 3월 70.3%로 하락하며 경제위기 수준에 머물렀다. 평균가동률은 2010~2011년 80% 수준에서 계속 하락해 지난해 72.6%까지 떨어졌고, 최근엔 70%가 위협받고 있다.

수출도 불안하다. 지난달 수출이 감소한 것은 선박 등 특이 요인 때문으로 증가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통상압박과 미-중 무역마찰 등의 영향이 현실화하는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거나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금액은 올 2월 22억9000만달러에서 3월 22억달러, 4월엔 21억8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여기에다 고유가ㆍ원화강세ㆍ금리인상 등 신3고 파고가 몰아치고 있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핵 문제의 해결과 남북경협 재개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 현실화하기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상태에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는 것이다.

유가의 경우 최근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WTI) 원유가격이 70달러를 넘어 3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시장에서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한국의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41~53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환율 압박으로 원화가치도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0~1070원대로 2016년(1160원)과 지난해 평균(1130원)보다 8~9% 하락(원화절상)한 상태다. 미국의 보호무역 압박에 이은 원화 강세로 수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파장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금리가 올라가면서 가계 부채부담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소비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우리경제는 세계경제 호전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3%대 성장할 수 있었지만, 2년차을 맞아 시련기를 맞고 있다. 강도높은 개혁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난국을 극복할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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