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伊 반체제 오성운동-극우동맹, ‘연정’ 합의…서유럽 최초 포퓰리즘 정부 탄생
국정과제ㆍ총리지명 합의
14일 대통령 승인절차 남겨둬
EU, 난민정책ㆍ재정건정성 등 우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이자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 탄생이 임박했다. 두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 간의 연정협상이 진통 끝에 타결됐다. 이탈리아는 독일, 영국, 프랑스에 이어 유럽연합(EU) 내 경제규모 4위의 국가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와 반난민ㆍ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이날 북부 밀라노에서 만나 연정협상을 타결했다. 이날은 양당이 정한연정협상 시한의 마지막 날이었다. 

두 정당은 나흘 간의 협상 끝에 세금인하, 복지확대, 불법난민 저지 등 핵심 국정과제에서 합의를 봤다. 오성운동과 동맹이 각각 주장한 기본소득 도입, 15% 단일세율 적용 등은 재정 부담을 고려해 원안 대신 절충안이 채택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와 반난민ㆍ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 출처=AP EPA 연합뉴스]

두 정당은 차기 총리 후보 선택과 관련해서도 ‘제3의 독립적인 인물’로 뜻을 모았다. 현지 언론은 총리 후보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단 그 후보군에서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 모두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두 대표는 이런 합의 내용을 들고 14일 로마 대통령궁에서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이 내용이 그대로 수락될지는 미지수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 12일 연설에서 “헌법은 대통령에게 총리 지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오성운동과 동맹의 협상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오성운동은 지난 3월 4일 총선에서 약 32%를 득표해 단일 정당 중 최대 정당으로 떠올랐다. ‘오성운동’은 오랜동안 ‘부패권력’으로 비난받아온 베를루스코니 정부에 반대해 지난 2009년 창설된 대중주의 정당으로 공공 수도, 인터넷 접속 권리,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 지속 가능한 개발, 생태주의를 5가지 목표(5성)으로 표방했다. 연정 파트너인 극우 동맹은 지난 총선에서 반난민 정서를 바탕으로 17%가 넘는 표를 얻어 우파의 새로운 중심축이 됐다.

이탈리아에서 반난민ㆍ반EU를 기치로 하는 ‘포퓰리즘’ 정부 탄생이 임박하면서 유럽 각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EU는 이탈리아의 새 정부가 EU의 난민 정책, 재정 정책 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세금은 줄이고 지출은 늘리자고 각각 주장하는 양당이 정부 구성에 합의하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30%를 넘어 EU 내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