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바이오주 공매도 경고음, 하락장 뒤에 더 커졌다
-증시 대차거래 잔고 사상 최대
-코스닥 시총 상위 대다수, 주가 최고점보다도 대차ㆍ공매도잔고 증가
-“우상향 방향성은 맞으나 과속이 문제”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가 사상 최대치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코스닥 주요 제약ㆍ바이오 종목들의 경우, 최근 가파른 주가 조정 기간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대차잔고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보다도 주가가 내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은 셈이다. 지난 2015년 바이오 버블이 터졌을 때보다 충격이 클 가능성은 낮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함께 이번주에도 불안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자료=코스콤]

14일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79조48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초 60조433억원에서 30%이상 늘어난 규모로, 코스콤이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사상 최대치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투자자는 대차거래로 미리 주식을 빌린 뒤 이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만들고,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더 싼 값에 산 주식으로 갚아 차익을 낸다. 이에 따라 통상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 종목들의 대차잔고가 빠르게 늘어났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바이오 종목의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5조6552억원으로, 연초와 비교해 87% 급증했다. 통상 주가가 급락하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본 기존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갚기 시작하고, 이에 따라 대차잔고도 감소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52주 최고가 대비 평균 30%의 하락세를 기록한 이들 종목 중 최고가를 기록하던 당일보다 대차잔고가 줄어든 것은 에이치엘비와 코미팜 뿐이었다. 신라젠은 최고가 대비 주가가 53%가까이 빠졌음에도 같은 기간 대차잔고가 47% 늘어났고,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50% 하락세에도 대차잔고가 5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대차잔고 증감 추이를 통해 지수 향방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7%가량 내리막을 타다가 상승세로 돌아섰던 지난해 8월 중순과 12월 말 당시, 증시 대차잔고는 직전 고점 대비 약 10% 줄어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차잔고 금액은 지난달 16일 이후 8일까지 6% 감소했지만,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전 고점을 넘어섰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5년 바이오 업종 버블 논란 당시와 달리 해당 업종의 재무 여건이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 높은 신용융자잔고와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할 시 이번주 역시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연구원 역시 “최근 주가 급등락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지수 편입, 회계 이슈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주가의 우상향은 무리가 없지만, 그 속도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hum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