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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술 없는 대학축제…벌금 내도 팔겠다?
-교육부ㆍ국세청, 대학에 ‘주류판매 금지 공문’
-일부 불만…“벌금내고 술팔테니 놀러와” 홍보
-“술없이도 대학축제 즐길수 있는 방법 찾아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세청과 교육부가 각 대학에 주류판매 금지를 권고하는 공문을 내리면서 서울 시내 주요 대학 곳곳에서는 술 판매 없는 축제가 시작됐다. 학생들이 술을 판매하던 주점이 사라진 축제 풍경을 둘러싸고 술 없는 축제도 즐겁다는 의견과 무슨 재미인지 모르겠다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앞서 교육부와 국세청은 각 대학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공문을 통해 “주세법에 따른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판매한 자는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축제를 시작한 세종대학교ㆍ성균관대학교 등에서 실제로 주류 판매 없는 축제가 열리자 일각에서는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축제가 임박해 일방적으로 내려온 공문 탓에 짧은 시간동안 급작스레 축제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학교 축제에 준비된 윷놀이. [사진=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대학생 이모(21) 씨는 “미리 만든 주점 포스터와 메뉴판까지 싹 다 없앴다”며 “술 없이도 재밌게 노는 방법은 있겠지만 새롭게 준비할 시간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직장인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정모(28) 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교 축제에 갔는데 예전처럼 옹기종기 앉아 밤새도록 얘기하고 선배들이 술값 계산도 해주던 분위기는 사라졌더라”며 “인근에서 공수한 캔맥주로 분위기는 냈지만 생각보다 일찍 파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주류 판매 금지령을 아쉬워하는 분위기 속에 5월 축제가 절정에 달하면 일부 학과에서 주류 판매 금지령을 어기고 술을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한때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최근 SNS에서는 일부 대학 재학생들이 벌금을 내고서라도 주류 판매를 하겠다며 홍보 댓글을 달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소문은 학내 주점의 수익성이 높은 홍익대학교를 둘러싸고 빠르게 확산했다. 이에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주류판매 금지를 당부하고 나섰다. 10일 홍대 총학생회는 “16일 축제 개막을 앞두고 어제 단과대별 학생회장을 소집해 주류를 판매해선 안 된다고 확실하게 공지했다”며 “주류 판매를 강행할 경우엔 벌금 뿐만 아니라 학교 차원의 징계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주류 판매를 금지한 대학 축제를 오히려 반기는 목소리도 나왔다. 페이스북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서는 “대학은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이를 실천하는 곳 아닌가”라며 “위법이라는 걸 인지했으면 열지 않는 게 맞다. 지금까지 눈감아줬다고 불법이 정당화 될 수 없다. 법은 편식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는 주장이 올라왔다. 주류판매 금지안에 동의할 수 없다면 법을 어길 게 아니라 청원을 올리거나 위법소송을 걸어 합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술 없는 축제를 진행해온 대학 재학생들은 이러한 변화에 반색했다. 대학생 윤지영(22) 씨는 “내가 다니는 대학에서 예전부터 축제 때 술을 팔지 않고 대신 여러가지 놀이 프로그램을 마련해 재미있게 즐겼다”며 “주류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자기가 마실 술은 근처 편의점에서 직접 사들고 오면 되니까 판매가 안 돼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왜 너희 학교는 술도 안 파느냐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는데, 학생들이 술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할 이유는 원래부터 없지 않냐”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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