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병인 요추 통증 시달리는 여성 늘어…허리 디스크까지
-맞벌이 여성 양육시간, 남성의 2.6배…수영ㆍ스트레칭 좋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는 회사원 방모(44) 씨는 최근 부쩍 심해진 무릎 통증과 요통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의 육아를 때때로 남편이 일찍 퇴근해 봐주고, 인근에 사는 친정에서 도와주긴 한다. 그러나 설거지, 청소, 빨래 등 일주일 동안 모아 둔 집안일을 주말에 몰아서 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참다 간 병원에서 급성 요추 염좌, 초기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 통증이 발전한 것이다.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날일수록 더 힘든 사람 중 하나가 워킹맘이다. 남편과 친정, 시댁 등에서 육아를 도와준다고 해도, 휴일이라 밀린 집안일을 하는 워킹맘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ㆍ육아ㆍ집안일, 3중고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워킹맘이 늘고 있다. 급성 요추 염좌나 허리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제공=세연통증클리닉] |
최근 무리한 집안일 탓에 방 씨처럼 급성 요통이나 허리 디스크로 병원을 찾는 워킹맘이 급증하고 있다. 요즘 시대에는 남녀 모두 30대 후반에 결혼하는 사례가 많을 뿐더러 바쁜 직장 생활,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 후 맞벌이로 사는 부부가 많다. 특히 30~40대 부부는 늦은 출산으로 육아와 가정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게 되면서, 그 부담으로 병원을 찾는 워킹맘도 늘고 있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저출산 및 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20~40대 맞벌이 부부 중 아내가 자녀 양육에 쓰는 시간이 남편보다 많았다. 또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중 아내는 하루 평균 평일은 2.48시간, 주말은 4.21시간 자녀 양육에 참여해, 남편의 양육 참여 시간에 비해 각각 2.6배, 2배 많았다.
이렇게 직장ㆍ육아ㆍ가사 등 ‘3중고’에 시달리다 보면 허리 등 여러 신체 부위에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마취통증전문의)은 “최근 맞벌이를 하는 기혼 여성이 늘면서 허리 디스크 등 육아나 가사로 인한 통증으로 내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보통 40~50대에 찾아오는 질환이 30~40대로 앞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은 바로 급성 요추 염좌다. 급성 요추 염좌는 요추(허리뼈) 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 주는 섬유 조직인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요추 염좌는 인대의 손상과 함께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 동시에 일어나 허리 통증을 일으킨다.
흔히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통증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비정상적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과도학 집안일, 외부에서 비교적 가벼운 충격을 받았을 때에도 발생하기도 한다. 주된 증상은 허리 통증이다. 그러나 다른 증상이 함께 있을 때에는 요추 염좌보다 심한 허리 부위의 손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50대는 외상보다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외부 틈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경우 허리 디스크가 발병하게 된다. 최 원장은 “급성 요추 염좌는 보통 1개월 정도 올바른 치료를 받고 나면 환자의 90% 정도가 회복된다. 그러나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며 “만약 올바른 치료에도 낫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추가적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치유됐다고 느끼고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지속적 물리 치료와 함께 수영 등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2차적 질환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급성 요추 염좌 환자는 1개월 정도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 통증이 심한 경우 간단한 주사 치료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치료법으로 인대 강화 주사와 신경 차단술을 시행한다”며 “인대 강화 주사는 손상된 인대에 콜라겐을 증식시키는 효과를 지닌 물질을 투여해 인대를 강화해 재발을 방지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신경 차단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최 원장은 “신경 차단술은 척추뼈 사이의 공간을 통해 문제가 되는 신경 바로 근처에 주사를 사용해 주사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라며 “신경 염증을 가라앉히고, 조직과 신경이 달라붙어 생기는 통증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 차단술의 소요 시간은 10~15분으로, 국소 마취 후 진행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허리 통증 완화를 위한 운동>
▶스트레칭=근육 뭉침과 허리 관절 통증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한다. 운동은 1회 5~10분, 하루 3~5회씩 꾸준히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움직이면 근육에 무리가 오므로 누운 자세에서 가볍게 양팔을 올려 기지개를 켠 뒤 앞ㆍ뒤ㆍ옆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일어나면 좋다.
▶유산소 운동= 걷기, 아쿠아로빅 등을 스트레칭과 병행하면 몸 전체의 혈류가 촉진되고 관절 가동력이 높아진다. 하루 30분씩 2회 정도가 적당하다.
▶따뜻한 마사지=혈류 촉진과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평소 따뜻한 물로 자주 샤워를 하면 혈액 순환에 좋다.
▶올바른 자세 유지=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 질 수 있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책상에 앉을 때, 장시간 운전을 할 때에는 1시간마다 자세를 바꿔 주거나 휴식을 취하면 좋다.
(도움말:세연통증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