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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문점 선언 그후 ②]“통일? 세금 부담 늘어날텐데…” “군대는 안가나요?”
-일부 10대ㆍ젊은 부부 ‘통일비용’ 우려
-‘우려와 기대감’ 공존…“무관심”층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글쎄요… 평화로워지는 것은 좋은데, 세금이 오르지는 않을까요? 북한에 원조라면서 ‘퍼주기’하지 않을 지도 걱정되고요.”

판문점 선언이 있고서 첫번째 주말. 10대 청소년과 아이를 가진 젊은 부모들에게 물어본 ‘남북 관계’은 막연한 주제였다. 올해 안에 남북 정상이 공표하기로 한 한국전쟁 ‘종전’, 그 앞으로 다가온 평화무드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통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응답이 이어졌다. 일부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고등학교 교실 [헤럴드경제DB]

고등학교 2학년생인 박성일(17) 군은 “통일이나 평화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가 속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은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는 시점 야간 자율학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판문점 선언 결과가 뉴스 등을 통해 알려졌고, 학생들이 웅성거렸다고 말했다. 상당수가 “이제 군대에 안가도 되는 것 아니냐”라며 장난 섞인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했다.

박 군은 “다들 밝게 장난을 칠 만큼 통일은 아직까지는 막연한 이야기”라면서 “다들 헬조선이라고 말하는데, 남북이 종전을 하고 원조사업이 활발해지면 더욱 살기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오빠가 직업군인이라는 고등학생 임모(18ㆍ여) 양도 “평화가 찾아오면 좋긴 하겠지만, 평화의 종착점으로서 통일이라는 것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미아뉴타운에 거주중인 전업주부 이모(39) 씨에게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은 ‘막연한 기대감 혹은 우려’였다. 그는 정치성향이 ‘진보적’이라고 했지만, “북한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 같은 민족이란 동질감도 없다”라고 털어놨다. 판문점 선언으로 평화가 찾아오는 것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세부담’이 늘지 않을까, 북한의 선언이 ‘공수표’로 그치지 않을까 가장 걱정이다.

현재 4살인 어린 아들에 대한 걱정도 있다. 그는 “통일 되면 30~40년 동안은 원조가 있어야 된다고 하던데. 자라나는 세대에겐 큰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울산에 거주중인 주부 양모(29) 씨에게도 판문점 선언은 ‘부담’이다. 그는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IMF 이래 가장 살기 힘들다는 게 최근 상황인데 평화무드가 곧 대북원조로 이어지는 것은 곧 세부담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는 “평화와 통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세부담을 생각하면 북한은 짐덩이처럼 느껴진다”고 하소연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6년 진행한 ‘‘2016년 한국인의 의식ㆍ가치관 조사’에서 국민 3명 중 1명은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통일 시기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50.8%가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답했고,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32.3%에 달했다.

어린 세대일 수록 통일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20대의 41.8%, 30대의 38.3%가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평화분위기에 맞춰 앞으로 방향이나 사회적 공감대를 모으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중론이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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