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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 60년 ‘카스트로 시대’ 종언…후계자 디아스카넬 추대
쿠파 혁명 후 처음으로 ‘카스트로’ 성 아닌 국가수반
혁명 이듬해 태어난 ‘혁명 후 세대’…‘실용주의자’ 평가
라울, 2021년까지 공산당 총서기직…막후 실세 전망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쿠바에서 약 60년간 이어져온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린다. 1959년 쿠바 혁명 후 집권한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12년간 쿠바를 통치한 라울 카스트로(86)가 권좌에서 물러나고, 성이 다른 ‘혁명 후 세대’가 국가수반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라울이 여전히 공산당의 지도자로 남아 있어 진정한 변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사진=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가운데 왼쪽)이 후계자인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가운데 오른쪽)과 함께 18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전국인민권력회 총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AP연합]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쿠바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권력회는 18일(현지시간) 총회를 열고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후계자로 미겔 마리오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57)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을 단독 추대했다.

의원 605명은 이날 오후부터 투표를 통해 디아스카넬을 새 국가수반으로 인준하며, 최종 투표 결과는 19일 공식 발표된다. 인민권력회 투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는 게 보통이라 디아스카넬의 선출이 확실시된다.

디아스카넬은 쿠바 혁명 이듬해인 1960년 태어난 ‘혁명 후 세대’다. 라스 비야스 센트럴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1993년 공산당에 가입, 이듬해 비야클라라 주 당 위원회 1서기에 임명됐다. 2003년 최연소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됐으며,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으로 뽑혔다. 이어 2013년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라울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디아스카넬은 개혁·개방에 긍정적인 ‘실용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라울 카스트로 정권에서 더디게 진행해온 시장 지향 개혁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침체된 경제를 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 쿠바 경제는 오랜 우방국이자 원유 공급처인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인의 쿠바 여행 및 사업 제한, 외교관 철수 등으로 경색된 대미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라울이 국가수반 자리에선 내려오지만 2021년까지 공산당 총서기직을 맡아 막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NYT는 “쿠바의 차기 국가수반은 여러 면에 둘러싸일 수 있다”며 “라울 카스트로는 공산당 지도자로 남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명 이후 쿠바를 통치한 피델 카스트로조차도 수년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국가수반에 취임했다”고 지적했다.

BBC도 “라울 카스트로는 퇴진한 후에도 쿠바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디아스카넬은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나라를 물려받았으며 복잡한 임무가 주어져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는 라울의 후계자 선출은 “가식(charade)”에 불과하다면서 쿠바에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쿠바는 여전히 단일당에 의해 지배된다면서 “쿠바 정권은 민주주의, 인권, 공평한 법치의 적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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