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리아로 향하던 미·러·불·영…충돌직전 한발 물러서 ‘신중모드’
트럼프 “공격 언제라고 한적 없다”
크렘린궁 “긴장 고조 조치 반대”
佛·英도 “즉각 공습은 아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군사대응 경고 발언을 날리면서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분위기는 일단 ‘신중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이 구체적으로 화학무기 공격 주체 등을 규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꺼내 든 ‘미사일 공격’ 카드에 전 세계가 경악하자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이 공격하면 즉시 보복하겠다’던 러시아도 대응 수위를 낮췄다.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도 즉각적인 공습은 아니라는 데 방점을 찍으며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시리아에 대한 공격이 언제 일어날 것이라고 결코 말한 적이 없다”면서 “아마도 곧 일어날 수도 있거나, 전혀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전날 트위터로 “멋지고 새로운,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말한 데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미 언론들은 ‘미사일 공격’ 발언을 놓고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의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시리아 사태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도 이에 즉각 반발하면서 군사적 충돌에 대한 긴장이 극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분위기 전환에 나선 데는 전날 당장 시리아 공습에 나설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도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언론에 “우리는 시리아에서의 긴장을 높이는 어떠한 조치도 피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의 공격이) 시리아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은 아직 화학무기 공격의 주체, 해당 화학물질 등을 규명할 물증을 잡지 못한 상태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화학무기 공격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고 믿는다”면서도 “우리는 실제 증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중한 태도는 동맹국과의 의견 조율과 증거 수집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매티스 국방 장관이 대 시리아 군사 확대 전략에 대한 주의와 숙고를 촉구하며 동맹국들의 참여를 더 이끌어 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고 전했다.

서방 국가들도 미국의 군사 행동에는 힘을 보태되, ‘즉각적인 공습’은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적절한 절차를 거쳐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영국에서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군사 행동에 동참할 뜻을 밝히자, 야당이 사전에 의회에 상의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당장 충돌은 피했다는 안도감에 금융시장도 반응했다. 12일 뉴욕증시는 전날의 하락폭을 만회했고 중동위기로 급등했던 국제유가의 상승폭도 진정됐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