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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는 디테일에…”…北美, 정상회담 못박고 물밑 ‘수싸움’
美 CIA·北 정찰총국 등 주축 비밀접촉
비핵화·회담장소·시기 싸고 밀당 불가피
살라미식 보상-CVID 둘러싼 간극에 우려
정상간 이해의 폭 좁은 부분도 위험요인
북한인권문제 거론·시리아 사태도 변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동시에 공식화한 뒤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9일 주재한 정치국회의에서 북미대화를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곧이어 5월 또는 6월 초로 시기를 못 박으면서 북미정상회담 ‘연기론’, ‘무산론’은 사실상 불식됐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과 북한 정찰총국, 노동당 통일전선부 등이 주축이 된 것으로 알려진 북미 간 비밀접촉에서는 핵심의제인 비핵화 방안과 정상회담 장소, 시기 등을 둘러싸고 한치 양보 없는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정상 차원에서 확인한 만큼 북미정상회담은 수순대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세부적인 사안을 놓고 상당기간 밀고 당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사안은 역시 비핵화 방안이다. 북한은 핵 포기 돌입 입구부터 최종 출구까지 여러 단계로 쪼개고 그 때마다 보상을 받는 단계적ㆍ동시적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미국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할 수 없다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내세우며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미가 비핵화 방안을 둘러싸고 큰 간극을 보이는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오히려 기회가 아닌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로버트 저비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둘 다 서로를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고 정상회담을 가질 위험이 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비핵화와 미국의 비핵화 개념은 매우 다르다”며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해 없이 회담에 나선다면 회담 결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긴장고조가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비스 교수는 이어 “협상의 중요한 시작은 미국이 대북제재 동결 혹은 완화를 제안하고, 북한은 핵실험 동결과 더 이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사찰과 검증을 받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양 정상은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약한 고리인 인권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보통 큰 견해 차이가 있는 나라들과 대좌해 회담할 기회가 있을 때 그 문제가 언급된다”면서 “그 문제도 언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비핵화가 최우선 의제고 다른 것들도 논의될 수 있다고 부연했지만, 북한이 인권문제에 있어서 완고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파문의 불똥이 북미정상회담으로 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고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둔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수단보다 군사적 수단의 유용성을 적극 조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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