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조 2025’ 겨냥…현대 경제 패권 위한 “디지털 냉전”
中상무부 즉각 논평 “WTO 제소할 것” 보복 예고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관세폭탄’을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1300개의 목록을 발표했다. 총 5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에 달하는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는 전자, 항공우주 등 첨단 분야가 주로 포함돼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전날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에 중국도 즉각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해 ‘주요 2개국(G2)’간 무역전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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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P연합뉴스] |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했다.
품목에는 전자, 의약품, 항공우주, 반도체,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전기차, 발광다이오드 등 첨단 산업에서부터 기계, 화학 제품과 같은 중간재, 식기세척기, 제설기, 오토바이 같은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가 포함됐다.
특히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들어있는 분야가 주를 이루는 점이 눈에 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와 달리 이번 관세는 중국 기술을 명시적으로 겨냥할 것”이라며 “미국이 자국 경제 패권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겨냥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또 “미국과 중국이 ‘디지털 냉전’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면서 이는 “현대 경제에서 중요한 기술의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최근 미 의회에서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업종은 관세를 부과하는 중점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관세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응징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USTR은 “관세의 영향은 중국이 미국 기업의 의지에 반해 기술을 이전하라고 압박한 데 따른 피해에 필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관세는 즉시 발효되지 않는다. 다음달 15일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미국 기업들은 다음달 22일까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이날 발표에 대해 중국 정부는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USTR의 발표후 한 시간여 만에 담화를 내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도 이날 중앙(CC)TV 인터뷰에서 “미국의 행위는 엄정하게 세계무역기구(WTO) 기본 원칙과 정신을 위반했다”며 “중국은 즉시 미국의 관련 행위에 대해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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