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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베트남 관계 강화”
베트남, 2020년까지 韓 2대 수출시장 발돋움 전망
韓,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고조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생산 기지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동남아시아와의 무역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무역 긴장이 한국을 베트남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입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의 미국은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신뢰할 수 없는 무역 상대국이 되고 있고,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악수를 나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일산 한국무역협회 호치민 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베트남에 공장을 세워왔지만, 사드 분쟁은 베트남을 생산 기지와 수출 시장으로서 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은 지난해 478억달러(약 50조6200억원)로 전년도 326억달러(약 34조5200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14년 224억달러(약 23조7200억원)와 비교하면 3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은 오는 202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2대 수출 시장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김 지사장은 “한국은 베트남에 주로 중간재와 자본재를 판매하고 있지만, 베트남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소비재를 판매할 여지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직접 투자는 74억달러(약 7조84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은 지난해 베트남의 2대 무역 상대국인 미국을 추월했다.

한국의 베트남 수출품 중 3분의 1 가량은 전자제품 생산 라인을 위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급속하게 성장하는 경제와 젊은 인구 구조로 소매업체에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경제는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7.4% 성장했으며, 베트남 인구의 3분의 1은 15~34세로 이뤄져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연설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발전은 윈-윈(win-win) 협상이라고 설명했다. 순방 기간 동안 양국 정부 및 기업은 무려 18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블룸버그는 “확실히 베트남에서의 무역과 생산 확대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완충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무역 긴장이 더 심화될 경우 더욱 그럴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APEC 연구컨소시엄 사무국장은 “베트남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미국과 중국의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두 경제 대국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보완 시장”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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