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땐 꼭 인증마스크 착용
공기청정기 등 관련상품 불티
#. 네살, 다섯살짜리 자녀를 가진 직장인 김은정(34) 씨는 26일 하루 휴가계를 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휴가 쓸 계획이 없었는데, 주말 미세먼지가 하도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니 겁이 덜컥 나 급하게 하루 쉰 것이다. 아이를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았다. 김 씨는 “아이들 마스크 등을 챙기는 등 너무 분주할 것 같고, 외출자제가 좋다고 해 공기청정기를 틀고 아이들과 하루 집에 틀어박혀 있기로 했다”고 했다. 김 씨는 “이것저것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외출금지가 답이라니 세상이 언제 이렇게 됐나 싶다”고도 했다.
미세먼지의 건강 위협 정도가 심하다보니 이처럼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전국에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인 이날, 수도권을 비롯한 곳곳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정부는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외출 시 식약처 인증 보건용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지난 주말 이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엄습하면서 나들이를 포기하는 등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보건당국도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미세먼지 위험 수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서울 88㎍/㎥, 부산 57㎍/㎥, 광주 67㎍/㎥, 대전 58㎍/㎥, 경기 68㎍/㎥ 등으로 ‘나쁨’(51∼100㎍/㎥)에 해당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전날 24시간 평균 PM-2.5 농도 121㎍/㎥를 기록해 2015년 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농도를 기록했다.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 코 또는 인후 점막에 직접 접촉해 물리적 자극을 유발한다. 크기가 작아 호흡기와 혈관을 통해 인체 곳곳에 영향을 준다.
특히 폐렴, 폐암, 뇌졸중,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시키고 어린이의 폐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임산부의 경우엔 저체중과 조산을 일으킬 수 있다. 어르신의 호흡기와 심혈관에도 좋지 않다.
이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질이 좋지 않은 날 가장 먼저 할 일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다. 야외모임, 야외스포츠 등은 되도록 대기 환경이 좋아질 때까지 미루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이 필요하다면 식약처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는 꼭 안면에 밀착해 공기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만 실내에 있다고 안심할 수 없다. 서울시는 “실내에서는 수시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환기를 시키고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눈, 코 등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신체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외출 시 입었던 옷에 묻은 먼지도 털어내는 것이 좋다. 또 노폐물 배출 효과가 있는 물,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미세먼지에 취약한 호흡기계, 심뇌혈관계, 알레르기, 천식 환자, 어린이, 임산부, 어르신 등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미세먼지 관련 상품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25일 찾은 롯데몰 은평점 3층에 위치한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선 공기청정기 특가전을 진행 중이었다. 공기청정기 뿐 아니라 의류건조기 등도 눈에 띄는 매장 전면에 배치한 모습이었다. 매장 관계자는 “방문 고객이 지난 주말보다 많아진 것 같다”며 “공기청정기를 많이 찾으시고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등에 대해 묻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특히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일대의 편의점과 약국엔 황사마스크가 동나거나 1~2개 가량 남은 상태였다.
이혜미ㆍ손인규 기자/ik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