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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 키우기·펀딩·홍보까지…관객이 달라졌어요
예술경영지원센터 ‘2018공연예술 트렌드’
‘혼공’ 급증…인터파크 예매 51% 1인 구매
중복관람 ‘공연덕후’ 주소비층으로 급부상
관람 후엔 SNS 통해 경험 공유 ‘구전’ 주도
단순소비 탈피 크라우딩으로 생산 참여도

 관객이 달라졌다. 좋아하는 공연을 여러번 반복해서 보는 ‘회전관람’ 공연 덕후(마니아)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들은 공연의 탄생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함께한다. 원하는 공연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창작 자금을 대는가 하면, 공연 중에는 여러번 관람하며 각종 평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다. 공연 관람이 끝나면 그 경험을 기억하기 위해 관련 ‘굿즈(goods)’를 구매하는 것도, 혹은 굿즈를 제작하는 것도 이들 관객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공연예술트렌드 보고서’를 발간하고 올해 공연예술 시장의 이슈와 트렌드를 전망했다. 보고서에선 관객이 더이상 객석에만 앉아있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며, 일부 공연의 경우 이같은 관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경험제공에 주력하는 공연기획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객이 달라졌다. 좋아하는 공연을 여러번 보는 수동적 ‘팬’에서 벗어나 스스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원하는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창작자금을 대는가 하면, 본 공연을 SNS에서 공유하고 체험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사진은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 유치에 성공한 2017년 뮤지컬 ‘캣츠’ [제공=클립서비스]

보고서는 최근 공연관람객의 가장 큰 변화로 혼공(혼자 공연 관람)의 지속적 증가를 꼽았다. 공연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2017년 12월~2018년 1월)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한 공연예매중 1인 1매 구매가 51%를 차지했다. 뮤지컬에서 시작한 공연덕후들과 밀레니얼 세대의 워라밸(work-life-balaceㆍ일과 삶의 균형)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몇년간 혼공족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회전관람객’으로 대변되는 공연덕후들의 중복관람은 연극ㆍ뮤지컬 티켓 전체 판매액의 50%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의 주소비층으로 등극했다.

공연관람후엔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SNS에 익숙한 관객들은 #해쉬태그와 이미지들로 공연을 끊임없이 재소비하고, 다양한 가치를 부여한다. 보고서는 “소비자 정보가 현저히 떨어지는 경험재인 공연은 구전 의전도가 매우 높은데 친구와 가족을 넘어 SNS로 연결되는 유사취향 온라인 인맥과 지인의 포스팅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정보가 범람하는 가운데 신뢰하는 사람,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 상호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들이 선택의 바로미터가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공연 소비에만 머무르지 않고 생산자로도 참여한다. 팬들의 관심이 대스타에서 소극장 이머징 배우나 연출가 등으로 분산되면서 일종의 ‘양육 팬덤’도 형성되고 있다. 신인배우를 발굴해 팬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연출가 혹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창작자금을 대기도 한다. 크라우드펀딩이 일반화된 것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공연된 뮤지컬 ‘캣츠’는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처음으로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목표금액 3억원을 넘는 5억 3000만원(투자자 519명)이 몰렸고, 투자자 절반은 팬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등병의 엄마입니다’, ‘비커밍맘’ 등도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케이스다.

또한 ‘연출가ㆍ배우와의 대화’, ‘백스테이지 투어’에서 공연과 연관된 체험을 즐기고, 공연관련 상품을 구매한다. 공연이 끝난 뒤까지 관객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굿즈 매출이 공연 매출의 1% 내외로, 수익창출보다는 고객 서비스에 가깝다고 보고있다. 보고서는 “영국ㆍ미국 등 해외 뮤지컬업계 굿즈 시장이 매우 활성화 돼 있고 규모도 커지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의 아역배우가 거쳐간 빌리스쿨은 ‘원데이 클래스 패키지’를 내놓는 등 관객 참여와 경험을 제공해 큰 인기를 모았다”며 “관객은 더이상 객석을 지키는 존재가 아니라 공연이 가능하게 하는 존재”라고 평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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