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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킹이 거닐던 캠퍼스…천재 물리학자의 생애와 마주하다
모교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여행지로 주목
옥스퍼드, 고풍스런 건물 등 상아탑 문화 가득
교내 곳곳이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유명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탄식의 다리 등
명소 돌다보면 학생들 치열한 삶 느껴지는 듯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후반전으로 치달을 무렵 타개한 장애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1942년 1월 영국 옥스퍼드 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천재적 능력을 발휘하며 17살 때 자기 동네 옥대에 입학한다. 자연과학 분야의 최우등 학위를 받은 뒤, 1962년 이 분야에서 만큼은 옥스퍼드 보다 좀 낫다는 케임브리지 대학원을 선택했다. 박사과정 중이던 21세때 루게릭병에 걸렸지만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33세에 켐대 교수로 발탁됐다. 석좌교수로 있던 1990년(48세), 2000년 한국을 방문, 과학붐에 불을 지폈다.

호킹이 거쳐간 두 곳은 대학을 중심으로 발달한 도시이다. 730~922년전 우리의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때에 설립된 케임브리지-옥스퍼드는 관광 목적으로 여행해도 고풍스런 건물과 거리, 수려한 녹지와 생태, 그 속에서 피어난 상아탑 아카데미 문화, 교과서에 나오는 석학의 술집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여기에다 그들의 교육방식 등을 체험하고 나면 어떤 힐링 여행지보다 머리가 맑아진다.

특히 옥스퍼드 학부 출신인 호킹 케임브리지 석좌교수의 타개를 계기로 이곳을 찾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최근 친한국 행보가 두드러진 영국항공을 타고 런던 여행을 떠났다면, 런던에서 철도나 승용차로 1시간 안팎 걸리는 두 도시와 전통을 존중하는 의미로 영국 여권에 그려진 옥스퍼드 옆 민속마을 코츠월드(Cots Wold:양들의 언덕)를 합친 당일치기 패키지에 합류하면 7만~10만원 가량 든다. 런던을 중심으로 북서쪽의 옥스퍼드, 북쪽의 케임브리지는 삼각형을 이룬다.

①켐강이 흐르는 케임브리지 교정 모습. 펀팅(Punting)이라는 뱃놀이를 하면서 캠강을 유유자적 떠다니다 보면, 강을 사이에 두고 서 있는 칼리지들의 모습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 ②고풍스런 건물과 거리, 수려한 녹지와 생태, 그 속에서 피어난 상아탑 아카데미 문화 등으로 볼거리 풍부한 옥스퍼드 교정 모습. ③타개한 스티븐 호킹 교수 조문하는 케임브리지 대학 제자들.

아이시스강 인근 옥스퍼드는 1096년 수도원 주도로 세운 고등교육기관이 효시이다. 그후 100여년동안 새로운 컬리지를 신설하고 규합하면서 교세를 확장해 나가다, 토박이 주민들이 교세 확장에 따른 생활상 불편을 주장하면서 학교측과 대립, 1209년 가운(학생)-타운(주민) 간 유혈사태를 맞게 된다. 이때부터 이공계를 중심으로 상당수 교수-학생이 이탈해, 북동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지점, 성당ㆍ수도원ㆍ수도사제 기숙사가 밀집해 있던 케임브리지에 새로운 대학을 세운 것이다. 면적으로 치면 둘 다 광명시 크기인데 인구는 옥스포드(16만), 캠브리지(13만)가 광명(33만) 보다 적다.

옥스퍼드는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로 유명하다. 해리포터가 처음 학교에 도착했을 때 말포이와 대화를 나누던 계단은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 있다. 입장료를 내면 교회 옥탑에서 캠퍼스와 옥스퍼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코앞에 옥스포드에서 가장 예쁜 건물 래드클리프 도서관이 보인다. 울타리에 학생들이 아무렇게나 세워둔 자전거 조차 예쁜 곳이다. 마법학교 입학식이 거행되던 식당은 영화와 흡사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똑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작다. 식당을 더 넓게 보이도록 만든 CG를 활용했다. 머튼, 머들린, 크라이스트 처치 등 38개 칼리지로 구성돼 있다. 석재 중 가장 좋다는 노란색 돌로 꾸며진 옥스퍼드는 고풍스런 아카데미즘의 상징적 빌딩들이 즐비한데 비해, 호킹 박사가 40여 가량 스승으로 봉직한 케임브리지는 자연과 캠퍼스가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가졌다.

케임브리지 대학 탐방 프로그램을 마치고, 펀팅(Punting)이라는 뱃놀이를 하면서 캠강을 유유자적 떠다니다 보면, 이 강을 사이에 두고 서 있는 칼리지들의 모습을 색다른 앵글로 감상할 수 있다. 케임브리지가 배출한 유명학자들의 단골 펍 ‘더 이글’에서 한 잔 하면 어느새 지성미로 취한다. 14세기에 생긴 펍으로 고풍스럽고 분위기가 남 다르다.

1284년에 최초의 컬리지인 피터하우스가 생겼다. 명소로는 노르만 시대의 원당인 홀리세파르카 성당(1103년경), 30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러셀, 바이런, 만유인력의 뉴턴, 찰스 황태자를 배출하고 바이런이 나체로 목욕하던 중앙 정원 분수로 유명한 트리니티 칼리지, 부채 모양 볼트와 24개 스테인드 글라스 창이 부착된 킹즈 컬리지 예배당, ‘탄식의 다리’로 유명한 세인트 존스 칼리지, 동서양 귀한 작품을 소장한 피츠윌리엄 미술관 등이 있다.

캠퍼스 투어는 대학 소개가 대부분이고 졸업생 추억담이 양념이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옥스퍼드 수학 교수 도지슨(필명 루이스 캐럴)이 지었는데 주인공 모델은 자기 소속 칼리지 학장의 딸이라는 얘기, ‘나니아 연대기’는 케임브리지 교수를 지낸 C.S 루이스가 낡은 자신의 옷장을 열다가 영감을 얻었다는 지었다는 얘기, 강을 낀 두 학교 간 조정경기 뒷얘기 등.

배움은 각 칼리지에서 튜터링으로 하고, 학습평가는 유니버시티 전체적으로 시행한다. 미국 명문대는 팔방미인 지도자를 뽑으려 하고, 영국대학은 연구자, 실무자를 선발하려 한다. 그래서 옥-켐대는 학생부, 내신, IELTS(국제영어능력시험), A레벨(영연방 대입자격시험), IGCSE(켐대입학자격시험) 성적, 학교장 추천, 경시대회 수상경력 등 학업성취도를 가장 중시한다.

1대1 도제식 튜터링은 수도원의 사제 교육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학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교수의 시야 안에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하려는 학생들에겐 무덤이다. 교수가 지정하는 책, 저널, 논문 등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고 관련 서적, 잡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 격렬한 토론과 꽉찬 리포트, 치열한 조사연구의 숨가쁜 나날이 이어진다. 시험을 마치고 방학에야 비로소 취미생활을 한다.

교수들은 학생에게 배경 지식의 다양성을 요구하며 새로운 사상 흐름, 세계 각국의 새로운 시도 등까지 체크하고 알린다. 주입식이 아니므로 리더로서 문제 해결 방법을 확실하게 터득한다는 강점을 발휘한다. 이는 국력으로 이어진다. 교수강의만 달달 욀수록 ‘A’ 받을 가능성이 높은 서울대 등 한국 대학이 개강 시즌 부끄러워해야 할 모습이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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