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ㆍ투명ㆍ독립조사 원칙
검찰의 특임검사 방식 도입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최흥식<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이 연루된 ‘하나은행 특혜채용 관여 의혹’과 관련해 신임감사를 중심으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기로 12일 결정했다.
복수의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흥식 원장은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자신의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단을 구성ㆍ운영키로 했다. 한 관계자는 “특별검사단은 원장을 배제하고 운영될 것”이라며 “공정성 시비가 있을 것을 인지하고, 검사단은 2013년의 하나은행 채용 과정을 중심으로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원장 본인도 감사를 받게 되며, 특별검사단은 감사에게만 직보를 하게 된다”며 “검찰에서 특임검사를 임명해 운영하는 걸 준용하는 것으로, 금감원에서 처음 시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업계의 채용비리를 감시ㆍ감독해야 하는 금감원이 특혜 채용에 관여한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 쪽(하나은행)이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하니까 증거를 대라고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지난 주말 하나은행 측에 관련 자료를 구두로 요청했으며, 이날 공문도 발송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한 주간지는 “최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일 때 대학동기로부터 자기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넸으며 , 하나은행 안팎에선 최 원장 동기의 아들이 합격선에 미달했는데도 점수 조작 같은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전했다.
금감원과 최흥식 원장은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최 원장은 당시 채용 관련 연락을 단순히 전달했을 뿐 채용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은행 측의 입장은 모호하다. 이 은행 관계자는 “최 원장이 합격여부만 알려 달라고 한 것으로 보이고, 채용과정에서 점수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등 지배구조 이슈를 놓고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금감원과 하나금융지주 측의 앙금이 읽히는 대목이다. 금융권에선 양측의 갈등으로 어느 한 쪽은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측은 특별검사단의 활동 결과를 검찰에도 넘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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