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직장인 소연(33) 씨는 올해도 돌아온 사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한숨부터 나온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들었던 것 같은, 클릭 몇 번이면 끝나는 온라인 동영상 시청.
‘도대체 성희롱 개념만 몇 년을 듣냐…바빠 죽겠는데 페이지는 왜 자꾸 넘기래…’
6년차 직장인 선진(35) 씨는 교육장 풍경을 보고 뒷목을 잡는다.
밀린 연예뉴스 섭렵하시는 최 과장님, 졸고 계신 박 차장님, 전화받으며 나가시는 김 부장님…
“이런 것도 성희롱이야?”
기껏 교육 받고 나온 상사가 내뱉은 말에 결국 분노가 폭발한다.
‘아저씨, 내 어깨에 손이나 치우고 말하지’
성희롱 예방교육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명시된 ‘연 1회 이상 의무’ 교육이지만, 자료 배포ㆍ공지의 방식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상관 없다.
교육이라면 귀차니즘부터 발동.
간섭도, 고과에 영향도 없으니 의욕 제로.
들어도 들은 게 아니니 깨우침 제로…
애초에 성희롱 ‘예방’ 교육이 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 370건이던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건수는 2017년 726건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교육을 시키는 회사도, 받는 직원들도 시간만 때우고 있다는 건 기분 탓인가.
Time‘s up, 이제는 때가 됐다.
오늘도 ‘억울해’ 하는 가해자로부터의 해방, ‘미안해’ 할 일조차 없는 직장을 만드는 그런 교육을 받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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