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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 남북합의-본궤도 오른 비핵화협상] 北美대화 문 연 트럼프…남북정상회담 前 김정은과 담판?
北, 체제안전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
美는 시작도 끝도 오로지 비핵화 입장
한국 메신저 활용 양측 간접대화 가능성

대담한 김정은-예측불허 트럼프 행보
4월말 남북정상회담 前 전격 회동 관측도
정의용·서훈 8일 訪美…남북접촉 결과 설명


북한의 ‘체제보장’과 미국의 ‘비핵화’를 사이에 둔 본격적인 협상이 본궤도에 올랐다. 선대 유훈을 언급하며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을 언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요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싸움이 첨예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양 정상이 4월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만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타진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의지를 밝히며 북미대화 가능성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테이블에 마주 앉을지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진은 6일 오후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들과 만찬을 마친 후 배웅하는 장면.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당 위원장,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연합뉴스]

▶北 ‘체제안전→비핵화’ 순서=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의 논의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의 교환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의용 수석특사는 6일 발표문에서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전했다. 정 특사는 김 위원장이 ‘선대의 유훈’을 직접 언급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북한에서 ‘선대의 유훈’은 헌법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 보유에 대해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전날에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핵무기가 ‘정의의 보검’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북한이 체제보장과 비핵화를 교환하자는 제안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에도 북한은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했다.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이 당초 지으려고 했던 흑연감속로 원전 대신 경수로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던 것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합의 이행이 순탄치 않자 북한은 핵개발을 다시 감행했고 현재는 6차례의 핵실험 이후 수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북한은 평가 받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의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선 아직 확인 된 바 없다. 다만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규모 조정을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 여기에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수교 등을 요구할 수 있고, 여기에 유엔 제재를 포함한 다각적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美 ‘시작도 끝도 비핵화’= 미국측의 입장은 최근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메시지가 백악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북미는 ‘중재외교’에 나선 한국 측을 메신저로 우선은 간접대화 식으로 탐색을 벌일 전망이다. 정의용 수석특사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으로 가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북한의 현재 상황과 김 위원장의 의중, 그리고 ‘플러스 알파’에 대한 설명도 곁들일 전망이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직접 담판 가능성도 나온다. ‘대담한’ 김 위원장의 외교 스타일과,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그간의 행보는 양측이 전격적으로 만날수도 있다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김 위원장과 통화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고,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미대화 성사 시점을 남북정상회담 시점인 4월말 이전이 될 것이라 분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그간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여건’으로 꼽으면서 ‘선(先) 북미대화-후(後) 남북정상회담’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이 ‘여건’을 조성해 가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하자고 했다. 여건 조성 차원에서 저는 4월 말 이전에 북미 대화가 성사될 수 있는 ‘필살기’를 정의용 특사가 들고 내일 (미국을) 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탈지는 아직은 부정적 기류가 많다. 과거 합의 실패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미국 정부가 전방위적 대북제재의 고삐를 일단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꽤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사안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특사단이 방미해 미 정부와 논의를 한 뒤에 비로소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에 퍼즐 맞추기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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