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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수지역 폐지 고맙軍”…들뜬 동서울터미널 상인들
군인 외출·외박 수혜 기대감
침체된 상권·부동산에 활기

#.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상가를 팔려던 이모(57ㆍ여) 씨는 최근 지인의 권유로 매물을 철회했다. 지인의 말을 듣고 찾아간 중개소에서도 조만간 동서울터미널 인근 땅값이 오를 수 있다며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군인 외출ㆍ외박구역 제한 제도(위수지역) 폐지 기사를 보여줬다. 이미 다른 상가 중에는 조금 더 기다려 보겠다는 곳이 많다는 말도 이 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씨는 “이미 주변 상권이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기대를 갖게 됐다”며 “위수지역이 폐지되면 강원도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이 동서울터미널 쪽으로 모두 올 텐데, 장사하는 입장에서 손해 보는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군의 위수지역 폐지 소식에 지방 시외버스가 모이는 서울 동서울터미널 인근 상인들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군의 위수지역 폐지 결정을 두고 접경지역 주민들은 강한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지방에서 군인들이 모이는 버스터미널 주변 상인들은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권리금 없이 쏟아지는 상가 매물이 계속됐는데 위수지역 폐지 소식 이후 아직 결과로 나온 것은 없지만, 분위기가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에도 권리금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상가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업주도 “옆 가게에서 권리금을 이번에 1000만원 올리겠다는 얘기를 벌써부터 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권리금도 챙기지 못하고 나가는 상가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없던 권리금까지 생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특히 동서울터미널 주변 상인들은 위수지역 폐지로 주변 상권이 다시 활기를 찾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터미널 내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모(50ㆍ여) 씨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좋은 소식인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워낙 이 근처 분위기가 안 좋았기 때문에 장사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는 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주변 상인들이 기대감을 갖는 것은 동서울터미널 주변 분위기가 침체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그간 인근 대형 상가에서 권리금도 찾지 못하고 빠져나오는 상가들이 이어지면서 상인들 분위기도 침체돼 있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동서울터미널이 유동인구가 많기는 하지만, 예전만큼 활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워낙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위수지역 폐지 소식에 들썩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섣부른 기대감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의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진모(47) 씨는 “사람이 많이 몰린다는데 음식점 하는 입장에서 나쁜 소식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주변 상권이 워낙 오랫동안 침체돼있던데다 위수지역 상인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보니 실제로 위수지역 폐지가 인근 상권의 부활로 이어질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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