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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버거 값도 올라 혼밥 못해요”…고달픈 靑春들
최저임금 인상 피부로 못느껴
일자리 없는데 물가마저 들썩


취업준비생인 대학생 강우혁(가명ㆍ28)씨는 패스트푸드점을 자주 이용한다. 혼자 앉아서 한끼를 해결하고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햄버거부터 커피, 떡볶이까지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강씨에게는 패스트푸드점 문턱마저 높아졌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는 20대 청년들이 즐겨찾는 메뉴들이 인상되면서 강 씨에게는 한끼의 즐거움마저 빼앗긴 셈이다.

강 씨는 “인상분이 그리 부담스러운건 아니지만 돈을 버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매끼마다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게 된다”고 했다.

올해 취업에 성공한 20대 새내기 사원 한모 씨는 ‘커피 마니아’이다. 출ㆍ퇴근 때나 머리를 식힐 때 카페를 항상 찾는다. 하지만 커피값이 오르면서 한 씨는 “요즘엔 친구들 보자고 할 때도 커피숍에 방문하기 꺼린다”며 “대부분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나 저렴한 매장을 찾아 커피를 마신다”고 했다.

업체마다 재료비ㆍ임대비ㆍ인건비 등 운영비가 상승했다는 명분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청년의 실업과 생활고랑 맞물려 있어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가볍게 사 먹을 수 있는 먹거리 가격들이 오르자 취준생 강씨나 새내기 직장인 한씨 모두 용돈을 아끼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9.9%로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특히 체감실업률은 22%까지 치솟았다. 청년 10명 중 2명 이상은 실업상태라는 뜻이다. 여기에 청년들은 지출 중 식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지수 역시 갈수록 높아져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최모씨는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월급도 사실 어느 정도 올랐지만 물가도 함께 올라 사실 피부로 와 닿는게 없다”며 “월급날 친구들에세 밥을 사겠다고 말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은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부모 세대보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었다. 결국 청년들이 갈수록 사회생활에 진입하지 못하고 퇴보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30살 미만 청년 가구주의 소득은 2015년, 전년 대비 4.1% 감소한 3266만원을 기록한 뒤 2016년에도 3279만원에 그쳐 사실상 정체 상태다. 또 30살 미만의 청년가구 소비지출은 2011년 연간 약 1959만원에서 2013년 2299만원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2016년 1869만원으로 축소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청년들이 장기간 일자리가 없는 가운데 주로 애용하는 먹거리 품목까지 오르면서 청년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며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중장년층 일자리는 늘었지만 청년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최원혁 기자/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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