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충당금 적립률 50% 이상
나신평 “직접적 영향 크지 않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은행들이 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던 금호타이어에 보유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1조5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부분의 은행들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충당금을 쌓은 덕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들이 금호타이어에 대해 보유한 익스포저는 약 1조4741억원에 달한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
은행 유형별로는 특수은행의 비중이 58.4%(8610억원)로 절반 이상이며, 일반 시중은행은 41.6%(6131억원) 수준이다.
개별 은행별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7737억원으로, 가장 많은 52.5%의 비중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해외법인까지 포함한 익스포저가 총 3600억원(24.4%)으로, 산업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1490억원(10.1%)으로 적지 않은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KB국민은행 669억원(4.5%), NH농협은행 470억원(3.2%), 수출입은행 403억원(2.7%), 광주은행 230억원(1.6%), 신한은행 142억원(1.0%) 순이다.
다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 여신을 ‘요주의’에서 ‘회수의문’이나 ‘고정’으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더 쌓은 상태다. 지난해 순이자마진(NIM) 상승, 이자이익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돼 충당금 적립 여력이 확대된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률은 하나 59.2%, 국민 89.6%, 신한 50.0%, 농협 83.4% 등 50% 이상으로 강화됐다. 일반은행 중 익스포저가 가장 큰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4분기에 225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적립률을 86.1%로 높였다.
나신평은 작년 말까지 이미 적립된 충당금을 제외한 잔여 익스포저가 모두 손실 처리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예컨대 우리은행의 충당금을 뺀 잔여 익스포저는 500억원으로 축소되며, 자기자본 대비 잔여 익스포저 비율은 0.3% 수준에 그치게 된다.
산업은행의 경우 충당금 제외시 잔여 익스포저가 7195억원으로 크지만, 자체적인 재무 안정성 지표가 우수하고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낮은 수준으로 나신평은 판단했다.
다만 나신평은 “향후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광주ㆍ전남 지역의 경기위축 및 이에 따른 기업ㆍ가계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약화가 나타날 수 있어 동 지역 여신 비중이 높은 광주은행의 자산건전성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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