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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있는 간호사 번아웃…하루 10시간 이상 상근·식사는 달랑 11분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중환자실서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선임 간호사는 “일 잘 모르는 신입 일 내가 다 커버해 주면서 해야 하고, 특별히 내 시간을 할애해서 도와줬는데 왜 내 노력을 몰라주나” 하는 생각에 불만 커지고 신입 후배는 “(업무와 상관없이)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기도 하고 무시했다고 생각해 보복하는 것 같다”며 고충호소.

서울대 연구팀이 작성한 ‘간호사의 태움 체험에 관한 질적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괴롭힘(태움)은 업무 인수인계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도한 업무량으로 중환자실 간호사 97%가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팀은 “간호사들은 인수인계 시간에 업무 확인을 하면서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때 업무 미비에 대한 지적과 지식 확인이 주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6개월간 기본적인 간호업무를 배우 신입 간호사가 이후 9개월간 선임 간호사와 병동 업무와 조직의 규칙을 배우게 되는데, 이 때 생기는 과도한 업무량을 놓고 선후배 사이 ‘태움 문화’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경직된 인사문화와 근무시간의 규정 무시도 한몫을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 간호사들은 괴롭힘을 당해도 ‘입사 후 몇 년간 부서 이동을 할 수 없다’는 암묵적인 내부 규정 탓에 자의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부서를 옮길 경우 ‘태움’꼬리표를 달게 돼 결국은 힘들게 적응하거나 퇴사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3교대 근무하는 경력 1·2년차 간호사 9명을 조사한 결과 8시간 근무규정을 어기고 최대 15시간까지 초과 근무를 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과 을지대 간호대 연구팀이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중한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222명을 조사한 결과 216명(97.3%)가 중등도 이상의 번아웃(소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아웃은 신체적, 정신적 힘이 고갈돼 탈진한 상태를 일컫는다.

응급실 간호사의 경우 73.5%, 암 병동 종양간호사의 75.3%가 소진을 경험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다. 평상시 식사시간도 중환자실의 경우 일반(32분)의 3분의 1에 해당 11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간호사들은 중환자실 담당 환자수를 1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인건비 부담과 병원의 재정적자 심화 등의 이유로 인력확충을 꺼리는 형편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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