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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선 손만 벌리고 미국선 통 큰 투자 나선 GM
- 한국GM의 대출금 출자전환 의향
- 정부등엔 재정적 지원 필요 언급
- 신규 투자없이 한국에 ‘손’만 벌려
- 반면 캔자스시티에는 대규모 투자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며 한국 경제에 큰 충격파를 던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이중적 경영행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공장 폐쇄와 함께 한국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GM이 미국내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GM의 최고경영자가 방한해 우리 정부인사는 모두 제쳐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국회부터 먼저 달려간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는 사전조율도 없이 면담을 요청하는 무례한 행보마저 보이고 있다.


GM은 중형세단 생산기지인 미국 캔자스시티 공장에 2억6500만달러(약2846억원)를 신규 투자, 소형 SUV인 ‘캐딜락 XT4’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캔자스시티 공장에서는 2200여명의 노동자들이 중형세단 ‘쉐보레 말리부’를 생산해왔다.

GM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기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와는 정반대로 국내는 GM의 5월말 군산공장 폐쇄 발표로 충격에 빠져있는 상태다.

올들어 한국을 3번째로 방한한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GM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 20일 국회를 찾아 한국GM의 빚을 출자전환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정부와 금융권에는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GM인터내셔널 사장 [연합뉴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한국GM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투자로 바꿔 한국GM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얘기다.

반면 ‘출자전환 카드’를 내밀면서 한국 정부에는 금융 및 세금 혜택 등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우리 정부에 ‘포괄적 협조’ 요청에 이어 추가 인센티브를 요구한 것인데, 이같은 GM의 행보에 신규자금 투입없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만을 바라는 ‘꼼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지엠이 진 빚을 출자전환하겠다는 계획은 본사 차원의 신규자금 투입 없이 차입금만 자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부채 3조2000억원을 해결하더라도 신규자금이 투입돼야 정상화 될 수 있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여러 혜택이나 인센티브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GM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최종적으로 (인센티브의)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대략 추산해보면 신규로 2조~3조원을 투입해야 공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엥글 사장은 미국내 대규모 투자와 달리 군산공장 폐쇄는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도 한국 시장에서의 완전 철수는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앵글 사장은 “GM이 한국GM 회생안을 마련한 것도 한국 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부평ㆍ창원 공장 등 추가 구조조정 계획이 당분간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철수도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또 산업은행이 요구한 경영개선 사항도 거부하면서 정부와 금융권에 재정지원과 관련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산업은행이 작성한 ‘한국지엠(주)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은행은 GM의 지분 매각제한 해제를 앞두고 한국GM 경영개선사항과 관련한 8가지 항목의 자료제출을 요청했지만 GM이 이를 재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에서의 GM의 행보를 보면 한국GM 경영정상화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품게 한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경영실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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