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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케, 알고보면 가볍고 쉬운 술…”
워커힐 일식당 ‘모에기’ 신지은 캡틴

국내 여성 최초…사케장인 사카쇼 획득
입안을 정돈시키는 은은한 매력에 푹~

“해산물엔 오토코야마 토쿠베츠 준마이
담백한 복지리엔 가라쿠지사케가 제격”


“사케는 은은하게 입안을 정돈시켜 주는 매력이 있어요. 맥주처럼 사케도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워커힐 비스타 일식당 모에기(MOEGI) 신지은(33) 캡틴의 말이다. 그는 일본 소주와 사케에 관한 장인으로 불리는 ‘사카쇼’(酒匠ㆍ사케 소믈리에와 소주 어드바이저 자격을 갖춘이만 응시할 수 있는 사케 프로테이스터) 자격 보유자다. ‘사카쇼 신지은’ 앞에는 ‘국내 여성 최초’ 라는 특별한 수식이 붙는다. 그를 최근 모에기에서 직접 만났다. 

워커힐 비스타 일식당 ‘모에기’ 신지은 캡틴. 국내 최초로 여성 사카쇼를 획득하고 사케를 알리고 있다.

▶타고난 예민한 입맛= “‘ 입맛 한 번 귀신이네’. 어릴 적 엄마가 하신 말씀이에요. 김장날에는 ‘엄마, 다진 마늘이 빠진 것 같은데?’ 하면 정말 손도 안댄 마늘이 옆에 있었어요. 단순히 짜다 달다가 아니라 맛과 향을 심층적으로 음미하게 됐어요.”

예민한 혀는 결국 재능이 됐다. 타고난 악바리 기질도 있었다. 육상선수였던 학창시절에는 남자에 지는 게 분통해 곱절로 연습했다. 남다른 근성은 사카쇼가 되는데 원동력이 됐다.

“12년전 신입 시절, 한 손님이 사케에 대해 물었어요. 마침 선배가 없어 제가 직접 사케를 시음하고 느낀 점을 알려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뿌듯했죠.”

이후 신 캡틴은 동강 래프팅에 갔다가 맛본 사케에서 그 참맛을 깨달았다. “풍부한 과실향, 입안을 싹 정돈시켜주는 깔끔한 뒷맛, 부드러움 목넘김, 비오는 여름의 낭만이 더해졌는지 사케가 이런 맛이구나 싶었죠.”

신 캡틴은 2012년 숭실대학교 사케소믈리에 과정을 통해 SSI(Sake Service Institute)의 사케 소믈리에 인증자격인 기키자케시와 일본 소주 전문가 자격증인 쇼추 기키자케시를 차례로 땄다. 이후 일본인 사케 전문가도 따기 힘들다는 사카쇼에 도전했다. 200여 가지 사케와 일본 소주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맞추고 그래프로 맛을 그려내야 하는 최고난이도 시험. 일본에서 일본어로 필기와 구술을 직접 치렀다. 두 번의 쓴맛을 본 후 드디어 사카쇼 자격을 얻었다. 국내 4번째, 전세계 321번째였다.

▶생소한 사케, 쉽고 맛있게= 모에기에서는 어렵고 딱딱한 설명대신 투박하지만 재치있는 신 캡틴의 사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케 문외한 이라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소주파에게는 계열(?)로 나누어 취향을 파악한다. 참이슬이냐, 처음처럼이냐 그것도 아니라면 자몽에이슬이냐 묻는 식이다. “코스마다 180ml 씩 매칭을 시켜서 흰살 생선부터 붉은생선류, 버터야키, 구이류 등 그때 그때 음식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페어링을 제공합니다. 차갑게 드리거나 데워드리면서 최상의 사케맛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신 캡틴이 골라주는 사케는 모에기의 정통일식과 어우러져 절정의 풍미를 이룬다.

“담백하고 시원한 복 지리에 가라쿠치 타입 사케가 좋아요. 드라이하고 쌉쌀하지만 감칠맛이 올라오지요. 데판야키에는 오토코야마 토쿠베츠 준마이를 추천해요. 해산물과 함께 했을 때 풍미가 살아납니다.”

모에기에는 데판야키 런치ㆍ디너(로브스터와 생선회 3종 추가) 코스가 준비돼있다.

신 캡틴의 소박한 꿈은 사케를 편하게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다. “모에기를 방문한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사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사케가 무거운 술, 누룩향 진한 술 등의 편견을 깨고 누구나 쉽고 즐겁게 사케를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알리고 싶어요.”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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