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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메달 따야만 의미있나요?” 민유라ㆍ통가맨, 미소로 빛낸 올림픽 정신
-메달 없이도 즐거운 민유라ㆍ통가맨
-첫 출전, 도전에 의의 두는 나이지리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올림픽이 스포츠 정신보다 ‘국가대항전’ 성격을 강조했던 지난 시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선수들은 고개를 숙여야했다. 메달을 따지 못해 국가와 국민 앞에 사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이번 올림픽에서만큼은 눈에 띄지 않는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신세대 선수들은 변화한 국가관을 보여주듯 ‘올림픽 정신’에 충실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개인전에서는 아예 바늘로 꿰매 입고 나오겠습니다”.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팀 이벤트에 출전한 민유라(23)는 울지 않았다. 첫 올림픽 출전에 의상 끈이 풀리는 돌발상황과 마주해 팔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끝까지 당당하게 경기에 임했다. 경기가 끝난 후엔 웃는 얼굴로 장난스런 춤사위를 보이며 키스앤크라이존으로 향했다. 

[사진=연합뉴스]

민유라가 그날밤 속으로 삭였을 아쉬움을 차마 다 헤아릴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결과라는 이유로 의기소침하지 않는 모습에 많은 팬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거나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해서 고개를 숙이는 선수들을 보면 함께 마음이 아팠지만 민유라는 당당해서 오히려 유쾌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 경기 직후 민유라 선수의 SNS에는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 민 선수의 ‘올림픽 정신’을 응원하는 댓글이 가득하다.

미국에서 태어난 민유라는 경기 전부터 엄숙한 국가행사에 참여하는 중압감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지난 7일 강릉선수촌 입촌식에서 ‘쾌지나칭칭나네’에 맞춰 가운데로 뛰어나와 춤을 추는 등 올림픽을 즐기는 모습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웃통을 벗어던지고 개막식에 입장해 ‘통가맨’, ‘참기름맨’ 등 별명을 얻은 씬스틸러 피타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도 있다. 

이번 동계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 출전하는 타우파토푸아는 본래 태권도 선수다. 주종목인 태권도로 2016년 리우 올림픽도 출전했지만 ‘동계’ 올림픽 출전이란 목표를 세우고 빚까지 져가며 한국행 티켓을 따냈다. 2016년 12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시작한 그의 랭킹으론 메달권은 어림도 없지만 타우파토푸아는 출전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다.

세계랭킹 초 하위권이지만 대륙 배려전형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선수들의 도전도 올림픽 정신을 빛낼 전망이다. 평창에서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나이지리아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37ㆍ스켈레톤)와 겨울이 없는 가나에서 출전하는 2017~2018 시즌 세계랭킹 99위의 콰시 프림퐁(32·스켈레톤) 등은 메달 가능성 제로여서 더 ‘인간적인 도전’을 이어나간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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