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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평창, 우린 차마 태극기를 들지 못했다
[헤럴드경제 TAPASㆍ평창=김상수ㆍ민상식 기자]#.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환승주차장. 오후 3시께. 차에서 내리자마자 스피커 육성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했다. 차량이 전면 통제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려면 이곳에서 버스로 환승해야만 한다. 반드시 거쳐갈 수밖에 없는 거점인 셈. 대관령 특유의 칼바람은 여전했고, 스피커 육성도 그에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이날 열린 건 태극기 집회였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관람객 앞에서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한 참가자는 900명 이상이 모였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스피커와 육성을 통해 “남북 단일팀 반대”, “평양 올림픽 반대”를 외쳤다. 


#.집회 참석자 내에서도 강온파(?)가 갈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두고 불에 태우거나 찢거나 집회 방식 등을 두고 격론도 벌였다. 원래 이들은 평창 올림픽 개회식장 주변에서 집회를 추진했으나 경찰이 불허하면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난처해진 건 태극기를 든 관람객. 한 집회 참석자는 태극기를 든 2030세대를 향해 “태극기를 들고 다니다니 멋지고 훌륭한 젊은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에 슬그머니 태극기를 내려놨다. 버스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같은 시각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앞. 이곳에선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든 집회가 열렸다. 민중당 강원도당이 개최한 집회였다. 이들은 세계 각국 관람객에게 ‘평창을 평화로 평창을 통일로’라고 적힌 전단지를 나눠주며 “자유한국당과 극우세력은 자중하라”고 외쳤다. 또 “미국은 평화 올림픽을 방해하지 마라”, “빙판 위에 만드는 작은 통일”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개회식을 앞두고 셔틀버스에서 내린 관람객은 때아닌 집회에 당황하기도 했다. 집회를 피해 돌아가는 모습도 왕왕 연출됐다.

이들의 집회 장소는 버스 하차장. 셔틀버스와 쉼 없이 내리는 승객 등이 집회 현장과 겹쳤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듯 세계 각국에서 모인 관람객은 스타디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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