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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전등화 면세점 ①] 작년 매출 14兆 돌파에도…면세점 업계 ‘쓴웃음’
-외국인 관광객 줄었지만 보따리상 여전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체의 76.8% 달해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국내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반토막 났지만, 지난해 면세점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인 보따리상 ‘다이궁(代工)’의 구매가 늘면서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다.

1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48곳의 총매출액은 14조4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2016년 매출액 증가 폭(34%)에 비해서는 현저히 줄었지만, 매출 자체는 애초 우려와 달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체 매출액 중 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 등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의 매출액은 11조1168억원으로 전체의 76.8%를 차지했다. 반면 공항이나 항만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액은 2조7571억원으로 전체의 19.1%에 그쳤다.

면세점 이용자 중 내국인 비중은 67.1%로 외국인(32.9%)보다 많았지만, 면세점 매출액 중 내국인 비중은 26.4%로 외국인(73.6%)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한ㆍ중 관계 개선에도 여전히 실질적인 중국인 단체관광객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면세점 매출 증가세는 중국인 보따리상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1월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383만6879명으로 2016년와 비교해 49.1% 줄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 숫자도 2016년 2063만1826명에서 지난해 1511만758명으로 급감했다.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앞. 이른 아침부터 보따리상들이 줄을 섰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한국에서 면세품을 사다가 중국에서 되파는 보따리상 입장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쇼핑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히려 호황이 됐다. 실제로 보따리상이 주로 면세품을 사들이는 시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증가했지만, 공항ㆍ항만 면세점 매출은 1% 감소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요우커 절벽 현상에도 다이궁이 요우커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면서 면세점산업의 플러스 성장을 견인했다”며 “면세점의 다이궁 매출 급증 원인으로는 중국 모바일 상거래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중국 웨이상(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상품 판매 사업)시장 성장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보따리상의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수치인 지난해 3분기 면세점들의 누적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롯데면세점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8% 급감한 350억4000만원, 신라면세점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3% 감소한 483억6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면세점 업계가 보따리상 유치를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올해 상반기 내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지만 단체관광 시장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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