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삼성그룹 일가의 자택공사 비리와 수백여 개의 차명계좌 의혹에 연루된 삼성 이건희 회장과 회사 임직원 3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삼성 계열사 사장 A 씨 등 3명과 이 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장과 A 씨는 그룹 임원 72명 명의의 260개 차명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관리하면서 2007~2010년 귀속분 양도소득세 종합소득세 등 82억 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삼성물산 임원 B 씨와 현장소장 C 씨는 2008~2014년간 이건희 회장 등 삼성일가 주택 수리비용을 삼성물산의 법인 자금으로 대납해 30여억 원 상당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삼성 일가의 주택 공사비가 대량의 수표로 지급되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수표가 삼성 전현직 임원 8명 명의의 계좌에서 발행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삼성 전현직 임원 8명의 명의로 된 계좌는 지난 2008년 삼성특검 당시 확인되지 않은 72명 명의의 260개 차명계좌 중 일부인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명계좌에 보관된 자산은 4000억원가량”이라면서 “삼성이 2008년 특검을 받으면서 삼성증권이 1999년 이전 전산기록을 모두 삭제해 자금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삼성특검 당시 누락된 계좌로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지난 2011년 국세청에 신고해 1300여억 원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계좌 추적 과정에서 2008~2014년 삼성일가의 주택 인테리어 비용 등 공사비를 삼성물산에서 지급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다만 이 회장의 건강 상태상 조사가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이 회장의 횡령 혐의와 관련해선 시한부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생존해 있으나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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