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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에 재촉장 보내는 북 v 미일…대결장 된 ‘평창’
-北고위급 대표단에 ‘김여정ㆍ최휘’…남북관계 개선 신호
-美 펜스, 방한 전 미일 회담으로 대북압박 공조 강조
-美 국무부, 본지 인터뷰서 “北이 한미 이간하게 두지 않을 것”
-韓중재자 역할 ‘중대기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북한과 미국ㆍ일본이 한국에 양자선택을 종용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평화 제전’으로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대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포문을 열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입지는 북한과 미일의 치열한 정치전으로 점점 좁아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8일 북한의 제재완화 전략과 미국의 대북강경 행보가 모두 한국을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사진=AP연합뉴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측의 이번 고위급 대표단 구성은 외교안보라인은 배제하고 국가간 중요한 국제행사인 올림픽에 북한이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이번 올림픽에서 북미대화엔 관심이 없고 남북관계 개선만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전날 미일 공동기자회견에서 펜스 부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에 보내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한국 정부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기도 하다”며 “미국은 마이웨이를 갈 것이라는 입장으로 보인다.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북한이 비핵화에 동참해야만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북측과 미측은 모두 북미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북측 대표단이 펜스 부통령과 접촉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조 국장은 “우리는 남조선 방문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도발행위를 올림픽기 밑에 숨기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며 “역대 가장 가혹하고 강력한 새로운 대북제재 방안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미일 3국 공조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북미간 대화 모멘텀이 형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북한, 미국을둘러싼 담론 구조가 남북ㆍ한미 투트랙에서 한국을 놓고 경쟁하는 북한 대 미국의 구조로 전락했다. 북측의 올림픽 참가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대북제재를 점진적으로 유예하는 선택을 하고 있지만, 남북대화는 어디까지나 북측의 올림픽 참가에 국한돼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인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제재 면제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요청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불만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 입장을 묻는 헤럴드경제의 이메일 인터뷰 요청에 “과거 올림픽 사례를 참고해 미국과 한국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북측 대표단과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제재 면제 여부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맹국으로서, 우리는 북한이 한미를 이간(drive a wedge)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국면전환을 꾀할 체계적인 전략을 정부에 촉구했다.익명 요구한 한반도 전문가는 “한반도 긴장을 관리하려면 남북간 탐색적 대화를 위해서라도 제재를 유예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재를 유예한 뒤 대화구도는 결국 문재인 정부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그 판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소식통은 “평창 이후 한미관계가 우려된다”며 “올림픽 이후 한미관계 개선이 절실하다”고 우려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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