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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워도 다시 한번, 중국 ①] 요우커 대신에…강북 면세점, 中보따리상에 올인
-따이공(보따리상) 중심으로 바뀐 면세점 풍경 변화
-한정물량 확보위해 이동 용이한 강북권 매장에 몰려
-강남권 면세점들은 매출순위 추락, 새모멘텀 필요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매장 열기 전부터 대형 캐리어 끌고와서 줄서 있는 중국인들이 많아요.”(서울시내 A 면세점 관계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발길이 끊긴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의 빈자리를 개별관광객(싼커)과 보따리상인(따이공)이 채우면서 시내 면세점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인기 면세상품의 대량 구매가 목적인 보따리상이 동선을 의식해 강북권 매장에 몰리고 있다.

8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보따리상들 사이에서 인기 면세품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수량 제한 조치를 이어오고 있는 탓이다. 보따리상의 불법유통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막고 중국시장 내 가격 안정화를 위한 결정이다. 

면세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중국 보따리상들이 이동이 용이한 강북 면세점에 몰려들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면세점 모습.

이같은 조치에 보따리상의 발이 바빠졌다. 정해진 일정 내 최대한 많은 면세점을 돌며 물량을 확보해야 하다보니 매장들이 비교적 인접해 있는 강북권에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정 물량을 놓칠세라 이른 아침부터 매장 앞에서 진치고 있는 보따리상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강북지역에 위치한 B 면세점의 국내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대형 캐리어를 끌고와 구매 가능한 물량을 모두 쓸어가는 따이공이 많다”며 “보통 여러 곳을 다니는지 캐리어가 반쯤은 차있는 걸 종종 본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강남권 면세점들은 침체 분위기다. 인근 면세점 상품을 휩쓸어야 하는 보따리상의 동선 상 강남권은 비교적 멀기 때문이다.

이날 윤호중 의원실에서 제공받은 관세청의 ‘2017년 면세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5721억원이었다. 전체 면세점 매출의 4% 수준이다. 2015년만 해도 매출 6112억원으로 시내 면세점 톱(top)3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엔 그 자리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내줬다.

또다른 강남권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지난해 2159억원(1.5%)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시내 면세점 매출 순위 8위(2651억원)에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두타면세점(4436억원, 3.1%)과 갤러리아면세점(3312억원, 2.3%)에 밀려 10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경영 위기로 한때 사업 포기설이 돌았던 동화면세점의 매출액 3127억원(2.2%)보다도 낮은 성적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내 면세점의 지점당 매출을 보면 강남권 면세점들이 다 하위권”이라며 “장사를 못해서라거나 상품 문제가 아닌, 면세업계에 ‘따이공 시장’이라는 독특한 시장이 형성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가운데 또다른 관계자는 “면세점업계 후발주자들을 중심으로 따이공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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