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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전·난민‘惡’의 상처…‘평화올림픽’평창에 묻다

  • 기사입력 2018-02-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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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강원국제비엔날레’
‘악의 사전’주제 28개국 58명 작가 참여
인종·성차별 등 시의성 강한 작품구성
“현실 직시 인본주의 상실에 경종 울려”


인간은 악(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키우는 건 우리의 ‘무관심’이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와 화합을 구현을 목표로 하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난민, 가난, 내전 등 인간이 저지른 현실적 ‘악’에 대해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언뜻 보기엔 올림픽과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현실을 직시해 인본주의의 실종에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올림픽정신에 가깝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 일원에서 오는 3월 18일까지 열리는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은 인류가 지향해야할 가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①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 프레스 프리뷰에서 콜롬비아의 라파엘 고메즈 바로스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② 김승영 작가의 ‘바벨타워’. 폐스피커 설치물로 인간의 욕망과 소통문제 그리고 언어의 흩어짐으로 야기된 혼란을 표현했다. ③심승욱 작가의 ‘안정화된 불안-8개의 이야기’. 최수진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든 무대는 관객의 ‘무심함’으로 완성된다. [제공=연합뉴스·이한빛 기자/vicky@]

그간 ‘평창비엔날레’로 개최돼 온 것을 이름을 바꾸고, 제대로 진용을 갖춘 국제 미술전시 행사로 꾸렸다.

‘악의 사전’을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28개국 58명 작가(팀)가 참여해 현대사회의 아픈 지점들을 110여개 작품의 예술언어로 풀어낸다. 홍경한 강원국제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은 “현대사 100년을 하나의 사전으로 보고 인류의 공영과 공존, 즉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악의 표정’들을 되짚었다”며 “‘악의 나열’이 아니라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 모두의 삶을 보호할 수 있는 공동의 선에 관한 국제적ㆍ예술적 대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총감독의 설명처럼 전시엔 전쟁과 내전으로 자신의 근거지를 잃어버린 난민, 성차별, 인종차별, 환경문제 등 시의성 강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콜롬비아 작가 라파엘 고메즈 바로스는 인간의 두개골 형상의 조각 2개를 이어붙여 개미로 만들었다. ‘하우스 테이큰(House taken)’이라는 이 작품은 내전으로 인한 콜롬비아의 분열을 상징한다. 자신의 근거지를 잃어버리고 난민으로 내몰려야 했던 원주민들을 가장 흔한 곤충인 개미로 은유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레바논의 아크람 자타리는 이스라엘에 수배된 아랍 정치범들의 초상사진작업을 통해 중동의 정치 문화적 상황을 담는다. 팔레스타인, 시리아, 레바논에서 안보문제로 이스라엘에 구금된 이들은 급변하는 관련국가의 정치적 현실을 반영한다.

흥미로운건 이들 두 나라에서도 평창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냈다는 점이다. 평창올림픽은 이로써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구현의 씨줄과 날줄을 완성했다.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배경에, 최근 북한의 참가가 평화의 씨줄을 심었다면 내전과 분열이 현재진행형인 나라의 선수들이 참가해 날줄을 엮었다. 이들 국가 출신들이 일궈낼 감동 스토리는 장차 올림픽의 주요 드라마로나타나겠지만,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이들 참가 자체가 감동임을 역설한다. 홍경한 총감독은 “전쟁과 내전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리아, 레바논, 모잠비크 작가도 초청했다”며 “강원비엔날레는 역사적, 경험적 악으로부터 침탈된 약자들의 취약성, 소수자, 소외자들을 위로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녹색도시체험센터 건물을 활용한 A홀과 컨테이너박스 임시건물인 B홀로 이뤄졌다. A홀에선 회화와 사진, 영상 등 비교적 정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고 힙한 성수동 클럽같은 분위기의 B홀은 이보다 역동적인 작품들이 포진했다. 고(故) 박종필 작가의 다큐멘터리와 스위스의 토마스 허쉬혼, 레바논의 아크람 자타리, 미국의 왈리드 라드, 한국의 양아치 작가의 작품은 A홀에, 김승영의 폐스피커 설치물 ‘바벨타워’, 신제현의 크레인 위에 설치된 ‘해피밀’ 등 실험적인 작품들이 배치됐다.

작품들은 모두 현존하는 악(惡)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메시지도 강하고 분명해 기획력이 돋보인다. 다만 이런 악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진 않는다. 그저 행동을 촉구할 뿐이다. 그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은 심승욱의 ‘안정화된 불안-8개의 이야기’다.

8각 펜스는 각 면마다 빈곤, 전쟁, 환경문제 등 우리 삶 가운데 자리한 많은 문제를 텍스트로 보여준다. 최수진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와 콜라보레이션한 이 작품은 관객의 ‘무심함’으로 완성된다. 전시장에서 만난 심승욱 작가는 “굿네이버스와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수집한 실화들을 바탕으로한 내레이션과 최수진 무용수의 움직임을 보면서도 관객들은 무심하게 장면을 기록한다. 이 모습으로 작품이 완성됐다”며 “현대사회의 악은 우리의 무관심으로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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