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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글로벌 변동성 확대, ‘빚내서 주식투자’ 주의보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주식 투자자들의 심정이다. 코스닥 시장이 장중 한때 5% 넘게 떨어지는 등 미국발 악재로 증시 변동폭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매수한 바이오주의 하락은 더 크다보니 ‘바스닥’(바이오+코스닥)의 급락 체감도는 더 클수 밖에 없다.

올들어 코스닥지수가 803에서 920까지 오르자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날대비 55억원 늘어난 11조4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1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 경신 행진에 재시동을 건후 7거래일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가 4조9116억원, 코스닥시장은 6조5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들어 개인이 집중 순매수한 코스닥 상위 5개 종목은 변동폭이 큰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바이로메드·SKC코오롱PI·배럴 등이다. 이들 종목의 경우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융자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반대매매 물량이 나오면 주가가 급락할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조정 흐름이 며칠 더 이어진다면 빚내서 투자한 주식을 청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바이로메드는 개인 순매수 평균 가격 대비 주가가 11%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 투자로 개인은 10% 안팎의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2주간 신용거래가 급증한 업종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조와 전기전자, 의약품, 운수장비, 통신업이며 코스닥시장에선 제조와 서비스, IT, 제약, 소프트웨어 등이다.

이미 증권사가 제공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바닥을 드러낼 정도 빚내서 투자하는 개미가 많은 상황이라 이들이 추가로 매수하면서 ‘반대 매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통상 신용 매매는 주식담보비율이 140% 밑으로 떨어지면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이 나오거나 반대매매가 출회된다. 주가가 떨어지면 반대매매로 인해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신용융자 외에 주식담보대출(담보융자)도 18조701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주식담보대출은 대출 목적이 무조건 주식 투자는 아닌 데다 신용융자와 달리 담보물이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된다. 하지만 담보가치가 급감(주가 하락)하면 마찬가지로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합치면 ‘빚내서 주식투자’한 규모는 29조4800억원에 이른다.

코스닥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더 달려들게 된 것은 정부의 정책도 한몫했다. 코스닥 시장에 연기금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KRX300에 코스닥 시장내 주요 바이오 상장사가 포함되면서 바이오 업종 기대심리는 최고조에 달했다. 게다가 코스닥 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 조성도 기대감을 높였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은 코스닥 시장의 수급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었다. 그만큼 시장은 급하게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매우 불안한 양상이다. 한국 증시의 펀더멘탈이 튼튼하고, 저평가 돼 있다고 해도 대외 악재에는 속수무책으로 흔들릴수 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증시에서 미국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한국 주식보유 규모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 자금의 40%가 넘는다. 미국은 소위 ‘제로금리’ 정책을 단행한 이후 9년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한국에서 매년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3트 버블(bubble·거품)’이란 신조어가 있다. 비트코인, 셀트리온, (강남) 아파트 가격의 거품을 지적하는 말이다. 자산의 거품이 꺼지고 나면 결국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코스닥도 리스크가 큰 시장이다. 시장변동성이 클때는 개인투자자들의 대응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코스닥 시장의 검은 그림자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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