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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근 회장 없는 부영…경영공백 현실화
‘1인 경영체제’…의사결정 불가
전문경영인ㆍ3남1녀 역할 미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재계 순위 16위(2017년 기준 자산총액 21조7000억원) 부영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중근(78) 회장이 7일 새벽 임대주택법위반, 횡령,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부영그룹은 이 회장이 ‘10만원 단위까지 직접 챙긴다’고 할 정도의 ‘1인 경영체계’로 움직였던 만큼 심각한 ‘경영공백’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분 93.8%를 가진 부영을 중심으로 그룹을 경영해왔다. 계열사는 24개나 된다. 상장사는 한곳도 없다. 이 회장이 독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사불란하게 전국의 주요 빌딩과 토지를 사들이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원동력이 됐지만, 이 회장이 부재할 경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회삿돈 횡령 등 의혹을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회장 공백이 현실화한 부영그룹은 거의 모든 사업부분에서 차질이 예상된다. 일단 공백을 채울 전문 경영인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계구도도 불투명하다. 3남1녀의 자녀들이 모두 부영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이들의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주력인 임대사업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하면서 편법으로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만큼 신규 사업 추진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영이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공격적으로 매집한 건물 임대 수익률은 최근 하락추세다. 상황에 따라 팔거나 손실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역시 이 회장 없이는 이런 결정을 할 사람이 없다. 신규 사업 역시 같은 이유로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분양사업 위기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워졌다. 부영은 지난해 동탄2지구에 지은 부영아파트 부실로 10만건 가까운 하자 신청건수가 발생했다. 경기도는 이 문제로 부영에 택지공급을 차단하는 등 초강력 제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대처 방안을 찾기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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