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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입양아 이미현 “애국가 울린다면 친엄마도….”
미국행 보낸 대한민국 대표 자청, 짙은 사모곡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저를 버린 거라 생각 안 해요. 사정이 있었을 겁니다. 애국가가 울린다면, 친엄마도….“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엔 각국 대표로 20명 가량의 한국인 입양아가 참가한다. 한 나라의 국가대표로 뽑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인 입양아 선수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 마음 속에 한국에 대한 애정, ‘뿌리 찾기의 본능’이 매우 강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성장과정에서 정체감 혼란도 겪었을 입양아가 자신을 떠나 보낸 나라,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은 곱씹어 볼수록 감동스럽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이미현(24)의 사모곡 역시 보는 이를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한다.

1994년 경남 진주 출생인 그는 “친부모에게, 나를 낳았을 당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살 때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로 입양된 그는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3년 전 입양기관을 찾아갔다. 거기 관계자가 ‘1990년대 입양아 정보를 대부분 아는 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한국에 친척도 전혀 없다. 엄마 쪽 친척이 좀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남은 건 태어날 때 받았던 이름 뿐. 미국에서 ‘재클린 글로리아 클링’이라는 이름을 받았던 그는 2015년 한국 국적을 회복할때 ‘이미현’ 이름이 맘에 들어 택했다.

이미현의 양부모는 다시 한국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딸의 의사를 존중했다. 그는 ”자기가 태어난 나라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뛸 기회를 얻는 건 새로운 삶으로 이어진다. 이건 정말 큰 기회이고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올림픽 출전이 직접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다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이미현은 아직 한국어가 서툴다. 이미현은 ”언어 장벽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서로 이해하고 도와준다. 대표팀에서는 형제자매처럼 지낸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7위에 오른 이미현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큰 기술을 시도한다.

이미현은 ”성공하면 메달 따거나, 아니면 꼴찌가 될 수 있다. 기술이 잘 먹히고 코스가 잘 맞으면 쭉 가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며 웃었다. 화끈한 도전정신 마저 아름답다.

그의 도전 정신은 자신의 얼굴과 함께 애국가가 울릴 때 친부모를 더 쉽게 찾을지도 모른다는 열망때문인 것 같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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