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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산되는 미투운동①] Me too는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구조적 개선이 먼저
-미투 운동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 들어보니
-“男 일부 문제 아냐…사회적 인식 변화 필요”
-“공론화와 토론을 통한 문제 개선 시급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단순히 손버릇 나쁜 한 사람의 실수나 무례가 아니다. 전체 사회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허민숙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우리 사회 전반에서는 여성의 대상화가 만연한 실정이다. 남성들은 남성중심적인 집단에서의 생활을 통해 여성을 은연중에 대상화하게 된다.” (황명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한 매체에 출연한 서지현(45) 검사가 검찰 내 성추문을 폭로한 이후 법조계가 들썩이고 있다. 검찰이 대규모 진상 조사단을 꾸렸고, 새로운 폭로도 추가되면서 감춰졌던 진실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지난 1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흰 장미를 달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흰 장미는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를 상징한다. [제공=연합뉴스]

사회 전반에서는 ‘#미투(Me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뜨겁게 일고 있다.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리며 ‘해시태그 미투’를 붙이는 캠페인을 펼치면서 고발과 자기 고백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성추행 사건은 단순히 한 집단 혹은 개인의 목소리가 아니고, ‘남성중심적인 한국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허민숙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성추행 문제에 대해 “여성이 누군가, 대체 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문제”라고 말했다. 한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전체에서 생긴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허 교수는 “(이번 일은) 가부장적인 일부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사회 전체의) 성차별 문제”라고 꼬집었다.

황명진 교수는 “(최근 불거진 이슈의) 문제 원인은 여성의 대상화”라면서 “(여성을 대상화한 경우 남성들은) 여동생ㆍ어머니와 대상화된 여성을 분리시켜서 보는 시각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사회각계에서는 미투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투운동에 동참한 모습.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남성과 여성의 현재 사회적 문제를 보는 인식 차이도 여기서 발생한다. 상당수 남성들은 ‘나는 성차별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회가 성차별적이지 않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의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의 고위직 승진이 어려운가에 대해 남성은 전체 응답자의 50% 이상이 ‘어려움이 없다’(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20%만이 어려움이 없다고 대답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번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남성 누리꾼 상당수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리꾼들이 모이는 뉴스 게시판 등에서는 되레 부정적인 메시지들이 게시되고 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사회적 규모의 공론장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은)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며 “각 집단 간 토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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