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ㆍ배달수수료 인상 등에 영향
-식전 빵ㆍ치킨무ㆍ소스 ‘공짜’ 사라져
-설 보름여 앞두고 주부들 한숨 깊어져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또 오르네….”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35) 씨는 매일 가던 카페의 공지사항을 보고 미간이 찌푸려졌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다음달부터 아메리카노를 45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한다는 공지를 보고서였다. 이 씨는 “하루 최대의 사치이자, 직장생활을 버티게 하는 커피값이 오르니 배신감이 크다”며 “사무실 내 스틱커피를 더 애용해야겠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심모(29) 씨는 최근 가족과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가 식전 빵을 더이상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심 씨는 “무상으로 제공되던 빵이 유료로 바뀌니 황당하다”며 “개별 메뉴가 싼 편도 아닌데 너무 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 한달. 실생활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면서 일상 모습이 바뀌어 가고 있다. 외식물가는 줄줄이 오르고 아르바이트 자리는 축소되면서 추운 겨울이 더 혹독하게 느껴진다는 서민들이 호소가 이어진다. 특히 민족명절인 설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부들의 한숨도 깊어져가고 있다.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비용 압박을 견디다 못한 외식업계가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어 서민들의 지갑이 더욱 얇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외식업계 따르면 최근 다수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놀부부대찌개는 간판메뉴인 부대찌개 가격을 7500원에서 7900원(5.3%)으로 올렸다. 신선설농탕은 설렁탕 가격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4.3%나 인상했다. 죽 전문점 죽 이야기는 최근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불낙죽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500원씩 올렸다. 신전떡볶이는 떡볶이 가격을 500원 올렸고 고봉민김밥도 김밥 가격을 300∼500원 상향했다. 쌀국수 전문 미스사이공 역시 점포별로 쌀국수 가격을 10∼15%가량 올렸다. 모스버거는 이달들어 데리야끼치킨버거, 와규치즈버거 등 버거 제품 5종 가격을 평균 6.1% 인상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비싼축에 꼽히던 커피빈은 다음달부터 아메리카노(S) 가격을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0원(6.7%), 카페라떼(스몰 사이즈)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300원(6%) 인상한다. 반면 일부 메뉴 가격은 인하하기로 했다. 커피빈코리아 측은 “임대료와 인건비, 원부자재값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음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16.4%(7530원)나 급격하게 인상됨에 따라 가맹점주의 고정비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된 1월 급여가 본격적으로 지급되는 2월 이후부터는 가격 인상을 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가격 인상 대신 무료 서비스 품목을 폐지하고 유료화한 업체도 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는 무료로 제공하던 식전 빵 서비스를 이달부터 중단했다. 대신 ‘BLT 나초칩’과 ‘토마토 부르게스타’ 등 새로운 식전 메뉴를 각각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치킨을 시키면 공짜로 제공하던 음료나 무, 소스 등을 유료화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최근 인상된 배달업체 이용료를 소비자에게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 한 치킨집에서 무상 제공하던 소스와 무를 최근 각각 500원씩에 판매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손님이 직접 주문부터 결제까지 하는 무인계산대는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은 전국 매장 2∼3곳 중 1군데 꼴로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상률은 전년도 대비 2.4% 상승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1.9%보다 높아 지난 2년 동안 하락세 없이 5년 연속 소비자 물가를 앞지르고 있다. 이같은 물가상승률에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가격인상 도미노가 이어진다면 혼돈과 부작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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