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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베리아 최강 한파 식당가 텅텅…상인 울린 ‘노쇼’
-불금 먹자골목에도 사람 절반으로 뚝
-식당가 예약 취소 줄이어 문 닫는 가게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장마철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예약자 꽉 찼었는데 전화 오는 족족 예약취소라니….”

서울 종로구의 고깃집 사장 김모(54) 씨가 예약자로 가득 찬 노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약 3분의 1에 볼펜으로 두어 줄이 그어져있다. 한파로 인해 취소한 사람들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인근 직장인들 회식으로 사람이 가득하지만 이날은 테이블 반도 안찼다. 이 곳은 회식 등 대규모의 손님들이 자주 오는 곳이라 한 두건의 예약 취소만으로도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김 씨는 “추워서 예약 취소하는 마음은 백 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전화 한 통 없이 안 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욱 힘이 빠진다 ”고 한숨을 쉬었다.

계속되는 한파로 식당가에선 ‘한파 노쇼’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6일 찾은 서울 종로 거리는 금요일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평소 같았으면 연초 저녁 약속으로 붐벼야 할 식당가는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특히 회식, 단체 손님이 크게 줄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정모(62) 씨는 “대규모 단체 손님으로 먹고 사는 가게인데 요즘 사람이 뚝 끊겼다. 주말에도 춥다고 했는데 문을 열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의 한 골목. 문을 닫은 식당이 여러 곳 보인다. [사진=정세희 기자 say@]
서울 동작구의 한 골목. 계속되는 추위로 사람들이 자취를 감췄다. [사진=정세희 기자 say]

고급 중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8) 씨는 이날 예약 확인 전화만 십여 통을 했다. 최근 방문 20~30분전에 예약 취소한다고 연락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는 “가게에 손님도 없고 할 일도 없어서 예약 손님들에게 오늘 오시는 지 확인했다.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나중에 안 나타나서 실망하는 것보다 낫겠다 싶었다”며 씁쓸해했다.

한파로 손님이 줄자 문을 닫는 가게들도 있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먹자골목엔 절반 이상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한 식당주인은 “금요일 저녁이 가장 바쁠 때인데 요즘은 사람이 정말 없다. 손님이 없으니 다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약속으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일찍 집에 가는 게 예의라는 게 분위기였다. 취업 스터디 모임 후 식사를 하러 왔다는 김연주(23ㆍ여) 씨는 “금요일이라 친구들과 술 한잔 하려고 했지만 배만 채우고 집에 가기로 했다”며 “너무 추워서 주말 약속들도 다 연기해버렸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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