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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도 북극한파 ①] 수도관도 터뜨리는 최강 한파…뇌혈관도 터진다
- 기온 낮을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 높아져
-“외출 자제…나갈땐 목도리 등 착용 필수”
- 술ㆍ담배 자제 등 생활관리도 신경 써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10여 년 전 은퇴한 최모(71) 씨는 며칠 전 잠깐 바깥에 외출했다가 큰 일을 당할 뻔 했다. 워낙 날씨가 춥다는 소식에 모자, 마스크, 목도리까지 중무장을 하고 나갔지만 찬바람이 워낙 강하다 보니 얼굴이 얼얼해지기 시작, 나중에는 머리까지 띵해졌다. 몸이 휘청할 정도로 중심을 잃고 쓰러질 것만 같았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휴식을 취한 뒤 귀가했다. 뇌졸중의 전조 증상이 온 것 같아 겁이 난 최 씨는 ‘그날의 기억’ 때문에 날이 풀리기 전까지 당분간 외출하지 않을 생각이다.

요즘처럼 혹한이 계속되면 머릿속 혈관이 터지는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온 대책을 확실히 세우는 한편 노약자 등 고위험군을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시민이 잇단 한파에 핫팩을 쥐고 추위를 쫓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연일 영하 10도를 밑도는 기온에 매서운 바람까지 이어지는 ‘북극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혹한 속에 수도관이 터지는 일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관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뇌 속 혈관이 터지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요즘 같이 한파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추운 날에는 고혈압, 당뇨, 고질혈증 등을 앓는 만성 질환자, 노약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 

조소영 세란병원 신경과장은 “급격한 기온 저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높이기 위해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면서 혈압이 높아진다”며 “이때 추위로 혈관이 수축하거나 막히면서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추울 때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따뜻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때에는 보온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조 과장은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때문에 외출 시 머리, 목 부위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며 “모자, 목도리 등은 착용하는 것만으로 체온을 3도 정도 올려 줄 수 있어 외출 시 필수적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온 대책, 외출 자제 등 기본적 주의 사항 외 또 신경 써야 할 것은 생활관리다.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중 하나가 음주다. 조 과장은 “술을 마신 직후에는 혈관이 확장돼 혈압이 떨어지지만 술에서 깨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해 변화가 커지게 된다”며 “이 같은 변화와 함께 한파가 동반되면 중장년층의 뇌졸중 위험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야외 운동 역시 조심해야 한다. 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면 언뜻 몸에 열이 나서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운동 중 잠깐의 휴식만으로도 오히려 땀이 식으면서 급격히체온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런 몸의 변화가 반복되면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조 과장은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음주와 흡연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며 “운동도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나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 하더라도 뇌졸중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채 4분만 지나도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3시간 이내다. 때문에 환자를 발견했다면 즉시 119 등에 신고해 의료기관으로 이동시켜 치료받게 해야 한다.
조 과장은 “뇌졸중은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 시기가 늦을 경우 후유 장애의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초기 증상으로는 심한 두통, 어지럼증, 편측 마비, 시각장애, 언어ㆍ의식장애 등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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