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체온증, 중심체온 35도 이하 상태…“즉시 병원 가야”
- 동상, 피부 온도 10도↓…“반점ㆍ부기…불 쬐지 말아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날마다 자고 일어나면 최저기온이 경신된다. 26일에도 서울(영하 17.8도)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최저기온이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았다. 나흘째 이어지는 혹한에 한랭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지난 24일부터 25일 오전 8시까지 이틀이 채 되는 사이에 한랭 질환자 6명(저체온증 4명ㆍ동상 2명)이 발생했다. 저체온증과 동상은 대표적 한랭 질환이다. 한랭 질환을 피하려면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당부했다.
요즘 같은 혹한에 말썽인 동상과 저체온증은 대표적 한랭 질환이다. 한랭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추운겨울 두터운 외투로 중무장을 한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제공=고려대 구로병원] |
저체온증은 중심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땀에 젖은 옷이나 신발 등을 착용한 채 차가운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을 쉽게 빼앗기게 돼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저체온증의 주요 증상은 온몸의 심한 떨림이다. 체온이 32도 미만이 되면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의식을 잃을 수 있고, 30도 이하로 내려가면 심장에 무리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성혁 고려대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은 “저체온증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젖은 옷을 제거하고 체온 손실을 막아야 한다”며 “마른 담요, 침낭, 핫팩 등으로 환자의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정상 체온이 될 때까지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상(凍傷) 역시 겨울에 걸리기 쉬운 질환이다. 동상은 구체적으로 동창(凍瘡)과 동상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동창은 추운 날씨에 노출된 얼굴, 손, 발 등이 붉게 변하고 붓는 질병으로, 혈관 속에 염증은 생겼지만 얼음이 형성되지는 않은 상태로 동상보다는 가벼운 상태를 말한다. 최 센터장은 “동창이 심하면 피부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기기도 하지만, 병원을 찾아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를 받고 발병한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동상은 피부의 온도가 10도 이하의 심한 저온까지 내려가 혈류의 흐름이 거의 없다가 불가학적 조직의 손상이 일어나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에 대해 최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피부의 온도가 10도가 되면 정상적인 혈류의 흐름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며 “피부의 온도가 0도가 되면 혈관 속에 얼음 결정이 형성돼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상 역시 동창과 비슷하게 귀, 코, 뺨, 손, 발 등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부위에서 잘 발생한다.
최 센터장은 “한랭에 의한 손상 정도는 온도 외에 노출 시간, 바람의 강도(체감온도)와 관계가 깊다”며 “바람이 심하게 불고 대기가 찬 곳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내면 자연적으로 피부의 온도가 떨어져 동상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부동자세, 꽉 끼는 옷, 만성 피로, 영양 부족, 흡연, 음주 등은 모두 한랭 질환의 유발 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상에 걸리면 모세혈관이 수축해 피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부어오른다. 심해지면 언 부위의 피부가 창백해지고 감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최 센터장은 ”동상은 추위에 노출돼 있을 때에는 증상이 없지만 따뜻하게 해 주면 언 부위가 녹으면서 통증, 붉은 반점, 종창(부기) 등이 나타나고 치료를 하지 않은 채 계속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 혈관, 신경까지 동상이 침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 젖어 있거나 꽉 조이는 옷을 제거해야 한다. 또 상처 부위를 높게 해 부종이 생기는 것을 막은 뒤 깨끗한 마른 거즈로 하나씩 감싼 후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동상 부위의 온도를 높여 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힘들 뿐 아니라 열을 낸다고 갑자기 불을 쬐고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동상 부위를 비벼서 녹이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이차적 손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동상에 걸렸다면 몸을 녹이기보다 해당 부위를 마른 수건으로 감싸 외부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한 뒤 빨리 병원에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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