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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신원호 PD의 드라마에는 왜 악역이 등장하지 않을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신원호 PD의 드라마에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응답’ 시리즈와, 교도소 수감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도 악역은 없다.

많은 드라마들이 갈등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그러기 위해서는 판을 흔들어줄 악역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원호 PD의 드라마는 갈등보다는 에피소드를 축으로 해서 진행된다.

“저와 이우정 작가가 불편한 걸 싫어한다. 그래서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작은 갈등과 그 해소를 위해 불량스러운 캐릭터가 잠깐 들어가는 경우는 있어도 약역은 없다. 엔딩도 낙관적인 게 많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번에는 그렇게 갈 수만은 없었다.”


신원호 PD는 낙관적인 전개 스타일과 감빵 이야기라는 특수성 등이 얼켜있어 기존에 하지 못한 반전들을 그릴 수 있었다고 했다.

“리얼리티를 강화시켜주는 이야기를 풍족하게 만들 수 있었다. 기존 캐릭터와 달라진 성동일(조주임)과 정웅인(팽부장) 이야기도 그렇고, 소지(사동도우미)의 아킬레스건이 돈이었다는 사실에서 씁쓸함을 느꼈을 거다. 그래서 처음부터 페이소스, 블랙코미디를 예상한 거다.”

신원호 PD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관계구도 속에서 이 사람의 입장도 이해되고 저 사람의 입장도 이해되는 그런 구도다. 문래동 카이스트를 예로 들어보자. 그와 아내, 아들의 입장 모두 이해가 된다.

“아들에게 간을 줬는데도 아들을 볼 수 없는 아비의 심정, 범죄자 아버지의 간을 받지 않겠다는 아들, 또 그의 아내는 어떤가? 집을 나가 결혼을 6번이나 한 남편을 두고, 아들을 홀로 키운 아내의 삶은 어땠을까? 모두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이처럼 신원호 PD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끌고간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어떻게 끌고가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큼직하게 눈물을 흘릴 에피소드도 중요하지만, 실시간 댓글 등을 보면 느껴지는 ‘잔 정’ 같은 게 좋다. 팽 부장이 재소자에게 마음을 터주고, 고박사가 이감할 때 보여준 작은 정이 눈물났다는 반응, 이런 게 좋다. 염반장 무리에게 맞고 돌아온 똘마니(안창환)에게 제혁이 ‘한 대 때리지 그랬냐”라고 하자 똘마니가 ‘형님이 절대 사람 때리지 말라고 해서‘라고 말한 게 감동을 준다. 사람들이 되게 착한 것을 좋아하고, 작은 정에 감동한다. 시청자의 그런 감정선이 오히려 나에게 감동을 준다.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착한 것, 선한 걸 좋아한다. 그 공감대가 나에게도 전해진다.”

신원호 PD가 왜 드라마에서 인물들을 잘 그리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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