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악한 시대”…‘마틴 루서 킹 데이’에 반(反) 트럼프 물결
美 전국 곳곳서 추모 행사
킹 목사 자녀ㆍ밋 롬니도 대통령 비판
‘거지소굴’ 논란 속 트럼프는 골프장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기리는 추모행사 15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민정책 회의에서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소굴’(shithole)로 칭했다는 보도가 전해져 인종주의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이날도 킹 목사 추모행사 참석 대신 골프클럽 방문을 선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킹 목사의 고향 애틀랜타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딸인 버니스 킹 목사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적, 하나의 핏줄, 하나의 운명체”라며 “아버지의 유산을 반영하지 않으려는 그 한 사람보다는 우리 모두의 목소리가 더 커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생일 기리는 공휴일인 15일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차별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마틴 루터 킹 목사 추모 행사가 펼쳐진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방문했던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 소유 골프장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인근에서도 반 트럼프 시위가 이어졌다. [사진=AP EPA 연합뉴스]

킹 목사는 1968년 암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인종차별 철폐와 평등을 위한 비폭력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서 킹 3세는 이날 수도 워싱턴D.C.의 행사에서 “사악한 시대”라며 “우리의 대통령이 권력을 갖고 인종주의를 실천하고 부추기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목소릴 높였다.

밋 롬니 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이날 트위터에서 “야심 찬 한 이민자 출신 국가가 가난하다는 것은 그들의 인종만큼이나 상관없다”며 “미국의 대통령으로부터 기인한 그러한 정서는 미국 역사와 모순되고, 미국의 가치와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거지소굴’ 발언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지난 12일 마라라고로 떠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팜비치의 개인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을 찾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께 킹 목사를 기린 2분 30초가량 분량의 주간연설 동영상을 게재한 백악관 트윗을 리트윗했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킹 목사의 꿈은 우리의 꿈이다. 그것은 아메리칸 드림이기도 하다”며 “그것은 우리나라의 바탕을 수놓고, 우리 국민의 가슴에 새겨진, 그리고 인류의 영혼에 쓰인 약속”이라고 밝혔다.

다만 별도의 추모행사 참석 없이 여느 공휴일처럼 골프장에서 보내는 것은 부적절한 행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흑민 민권 운동가의 가족들이 그를 기리는 방식으로 권고해온 추모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외친 뒤 다른 연휴 때와 마찬가지로 골프장에 갔다”며 “공식 스케줄은 비어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CNN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공익적인 활동이나 지역사회 봉사’를 하면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날을 기념하라고 한 자신의 요청을 스스로 무시하고 있다”며 역대 미국 대통령의 추모행사 참석, 봉사활동 등을 소개했다.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