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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R방·방탈출… 신종 게임방 ‘안전 사각지대’
소방서에 신고 않고 개업 가능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종 게임방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전에 없던 독특한 형태의 게임방이 등장했음에도, 제도적 기반이 미처 제대로 구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VR방’, ‘스크린야구장’, ‘방탈출카페’다. 이들은 기존 오락시설에 비해 신체 움직임이 많은 시설임에도 별다른 안전규정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현재 화재시설을 갖추지 않은 경우에도 이들 시설의 오픈도 가능하다.

최근 별다른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은 신종 놀이시설들이 등장하며 문제가 되고 있다.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한 VR방.

10일 서울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시설을 갖추고 화재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해야하는 ‘다중이용업소’ 목록에서 현재 위 신종 게임방들은 포함이 돼 있지 않다. 이들 게임방은 관할 세무서나 구청에 ‘서비스업’으로 등록하고, 소방서에도 별도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제과점ㆍ휴게음식점ㆍ일반음식점, DVD방, 학원, 오락실ㆍPC방, 목욕탕 등 각종 서비스시설들이 다중이용업소에 포함되는 것과는 반대된다.

다중이용업소에 해당되는 업종은 인근 소방본부나 소방서를 통해 ‘완비증명’을 받아야 한다. 완비증명을 받은 이후 인근 지자체 혹은 세무서를 방문해야만 개업을 할 수 있지만 현재 다중이용업소에 해당되지 않는 VR방, 스크린야구장, 방탈출카페는 이같은 완비증명이 없어도 개업이 가능하다.

이에 서울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법이라는 게 새로운 업종이나 문물을 쉽게 쫓아가지는 못한다. 어떤 업종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래까지 생각해 법을 제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다중이용업소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신종게임장이 많이 밀집한 서대문구 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도 “현재 구청에서는 노래방과 게임장, 인형뽑기방 등만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신종 게임업소에 대한) 인허가 작업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업체들은 각종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디자이너 A(28ㆍ여) 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마포구에 있는 방탈출 카페에 방문했다가, 사용미숙으로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그 과정에서 시설 일부도 파손됐다.

A씨는 업체에 병원비를 배상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수리비 전부를 업주가 배상해야 한다”면서 배상을 거부했고, A씨는 인근 경찰서에 신고를 한 이후에야, 이용금액만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

이들 신종 게임방 일부 시설은 위험한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음에도 별다른 제재도 이뤄지지 않는다.

직장인 김모(29)씨도 최근 마포구의 방탈출카페를 이용하는 도중 부상을 입었다. 정글탐험 게임을 즐기던 중 매장에 준비된 놀이기구에서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정강이에 피멍이 든 김씨는 현재 병원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위험한 놀이시설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어야 하는데, 방탈출방은 게임의 실감을 살린다고 그런 문구를 부착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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